BEAUTY 디지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세상으로의 이동에 가속이 붙었다. 우리가 마주하게 될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 디지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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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명의 시작
“아날로그적 환경에서 태어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환경을 접한 이들이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이라면 새로운 세대는 이미 디지털 환경이 구축된 세상에서 태어나 마치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를 다룬다.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21세기 초입인 2001년, 미래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는 디지털에 초연한 새로운 세대가 곧 등장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20년이 흐른 지금, 그들이 나타났다. 디지털 언어를 구사하는 뉴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말이다. 

 


2007년부터였나. 아이폰3가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때였을 것이다. 전화기 모습을 설명할 때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뻗어 귓가에 흔들어대는 움직임을 생각해내는 나와는 달리 손바닥을 쫙 펴고 귓바퀴에 바짝 갖다 대는 아이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저들이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것을. 지금의 10대, 20대, 혹은 유행에 민감한 30대 초반까지의 세대는 모두 디지털 네이티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새로운 트렌드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이용해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가수 지코가 틱톡(tictok)을 이용해 ‘#아무노래챌린지’를 만들어 신곡을 성공적으로 홍보한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아직도 싸이월드가 현존하던 때의 기억을 얘기하며 웃음짓는 우리와는 달리 불과 몇 년 전 등장한 인스타그램이 대세 SNS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조차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더는 검색 엔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궁금한 것은 유튜브에 검색해서 알아본다는 사실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 세대는 활자로 소통하지 않는다. 사진이나 영상 같은 시각적인 정보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번호를 하나하나 눌러 전화를 걸 필요 없이,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기만 하면 전화를 걸 수 있으니까. 이처럼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은 기존 사회가 지탱하는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꿀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샹테카이의 와일드 뷰티 애플리케이션.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져온 팬데믹 상황은 디지털 세상으로의 입주를 재촉했다. 사람들은 집에 콕 박혀서 오로지 온라인 세상 속에서만 소통하며,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같은 배달 앱은 물론이고 생활용품부터 의류, 운동 기구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문 앞에 가져다 놓는 쿠팡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는 이제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내년의 패션 트렌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런웨이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인데, 언제나 패션 피플로 가득할 거라 생각했던 런웨이 역시 디지털 세상에서 개최된다. 참석자들은 그저 모바일로 시청만 하면 된다. 침대나 소파에 편안히 누워서, 혹은 친구들과 모인 술집에서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보이는 컬렉션 쇼를 간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패션부터 뷰티,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디지털이 주요 흐름을 이끄는 요즘 시대에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익혀야 한다.

 

디지털화된 공룡
글로벌 브랜드를 우리는 종종 ‘거대 공룡’이라 부른다. 이들 공룡이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이들은 예상보다 빠르고,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코즈메틱 그룹인 로레알은 이미 뷰티 테크놀로지 기업인 모디페이스(Modiface)와 함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고객의 피부 위가 아닌 화면 속에 비친 얼굴에 로레알그룹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간접 경험을 제공한다. 샹테카이는 증강현실을 통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현실로 소환하고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와일드 뷰티를 선보였다. 이 사진들을 SNS에 #chantecaillewild와 함께 포스팅한 뒤 포스팅 수가 1만 건을 달성하면 아프리카의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젝트로, 많은 이들의 참여로 인해 기부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주었다. 러쉬가 지난해 9월 론칭한 애플리케이션인 러쉬랩(Lush Labs)은 휴대폰 카메라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다양한 제품 정보를 알려주고 마치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것처럼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국에서 러쉬의 신선한 제품을 집에서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 박스(Subscription Boxed) 서비스도 시작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은 국내 브랜드에서도 감지된다. LG생활건강은 모바일로 제품을 체험해보고 주문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를 론칭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기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플랫폼을 탐색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고객에 맞춤화된 큐레이션 카탈로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선호나 관심을 반영해 보다 똑똑한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디지털 전용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설화수는 지난달,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보는 뜻깊은 디지털 캠페인을 전개해 수많은 여성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델 송경아, 배우 이정은, 가수 황소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4인을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해시태그를 달고 SNS상에서 화제를 모은 이 디지털 콘텐츠를 비롯해 아모레퍼시픽에서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내용의 디지털 환경 캠프도 개최한다.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미션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화상 채팅으로 플라스틱 문제를 고민해보는 온라인 환경 토크쇼 등 다채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마련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뿐 아니다. 이제는 화장품도 주문만 하면 집 앞으로 즉각 배송되는 총알 배송 시대를 맞이했다. 토니모리는 배달의민족에서 전개하는 ‘B마트’를 비롯한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방법을 강구해냈다. 약 40개의 토니모리 제품을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재미있는 활동을 전개하는 브랜드는 또 있다. 루이 비통은 새롭게 선보인 향수 ‘캘리포니아 드림’을 알리기 위해 SNS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티커와 gif 효과를 선보였다. 캘리포니아 드림의 시그너처 컬러인 핑크와 스카이블루 컬러에 맞춰 캘리포니아 해변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담은 야자수와 파도 등의 아이콘으로 구현했다. 그런가 하면 맥은 큰 인기를 얻은 게임 심즈4와 협업했다. 심즈와 메이크업 브랜드가 함께한 최초의 협업 사례로 기록될 이번 프로젝트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는데, 심즈4 속 캐릭터의 얼굴은 맥의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꾸며졌다. 이번 협업으로 심즈 플레이어들은 메이크업 룩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세포의 쇼핑
스마트폰을 쥐고 태어난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이들의 쇼핑 행태는 기성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미지나 영상을 찾아 구독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단순히 시청자에 머무르기보다는 ‘좋아요’와 ‘구독’, 그리고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며 양방향 소통을 이어간다. 쇼핑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브랜드가 제시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데서 벗어나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찾고, 구매하는 방식의 쇼핑을 지향한다. 정해진 플랫폼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유통망을 뚫는 것도 다반사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세포 마켓을 들 수 있다. 소비자가 판매를 주도하는 1인 마켓인 세포 마켓이 인스타그램의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쇼핑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로 팔로어 수가 높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의상이나 화장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개인 마켓이 활발히 형성되고 있다. 세포 마켓은 대형 유통시장 구조와 달리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정적이다. 개인이 유통을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세포 마켓과 같은 형태는 인스타그램이 등장하기 전에도 있었다. 쿠팡이나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중개 마켓 안에서 진행된 오픈 마켓의 경우 제품을 차별화하기에 역부족이었고, 이로 인해 품질이 갈수록 저하되고, 대형 유통사의 간섭 속에 점차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통로로 하는 세포 마켓은 모바일 커머스의 비중이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만 벌써 1억5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세포 마켓 셀러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치 않은 세포 마켓은 하루 종일 몰두해야 하는 직업이 아니라서 부업으로 병행하기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전통적인 방법의 마케팅과 유통으로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대중적인 상품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소유와 경험을 중요시하는 특성 때문에 세포 마켓은 그들에게 매력적인 쇼핑 창구로 다가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하나의 유통 채널로서 위치를 굳건히 한 세포 마켓은 백화점이나 편집숍, 홈쇼핑 같은 기존 유통 채널과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면서 전통적인 유통 체계를 뒤흔들고 있다. 나날이 커지는 SNS의 파급력은 쇼핑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이렇게 큰 인기를 끌어 몸집을 키운 회사도 꽤 존재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평판에 의존하는 성향 탓에 제품에 대한 고객의 리뷰 중에서 좋지 않은 내용을 지우거나 위치를 바꾸는 리뷰 조작 사건부터 제품 자체의 오염, 혹은 변질이 발견되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세포 마켓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모든 세포 마켓이 그런 것은 아니다. 소규모 유통망의 특성상 고객과 양방향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고객의 반응을 즉각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최근에는 세포 마켓 외에 생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의 인기도 높다. 중국의 블로거인 왕홍의 판매 방식에서 시작된 이 판매 방식은 마치 홈쇼핑을 연상케 한다. 판매자가 개인이라는 점만 다를 뿐 생방송을 통해 제품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방식이 미니 홈쇼핑을 보는 듯하다. 왕홍 특유의 판매 방식이었던 라이브 커머스가 최근 인플루언서의 판매 방식에 접합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소개하고, 마치 개인 홈쇼핑 방송처럼 제품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 온라인 쇼핑몰을 번거롭게 방문하지 않고도 SNS 안에서 직접 쇼핑할 수 있는 툴도 존재한다. 인스타그램은 콘텐츠에 제품을 태그하고, 태그를 누르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 창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해놓았다. 유튜브는 광고 영상 하단에 쇼핑하기 버튼을 넣어, 클릭 한 번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페이지에 도달하게 만드는 광고 플랫폼을 선보이며 이미 6월 말, 일부 광고주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의 ‘쇼핑 익스텐션’이 앞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Model Eszter S Makeup 서아름 Hair 최은영

 

 

 

더네이버, 온라인뷰티, 디지털

CREDIT

EDITOR : 김주혜PHOTO : 이담비(인물),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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