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추억

일상 공간을 색다르게 꾸며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플로리스트 출신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아네미 퀴스터르스는 12월이 되면 제철 꽃과 식물을 활용한 컬러 하모니, 그리고 따스한 불빛으로 집 안 곳곳을 크리스마스 축제의 장으로 변신시킨다.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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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이자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인 아네미 퀴스터르스(Annemie Custers)가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로 단장한 거실 입구에 서 있다. 빈티지 수납장 위에는 평소 사용하던 트레이에 볼 오너먼트를 담고 화병에는 마른 꽃가지를 꽂아 자연미가 돋보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완성했다.    

 

주방과 다이닝룸 사이에 설치한 그레이 블루 톤의 철제 도어는 금속 기술 엔지니어인 아네미의 남편이 만들었다. 도어 상단의 채광 창은 아네미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탄생한 것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채광창 선반에 캔들을 놓고 불을 밝혀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네덜란드 남부 림뷔르흐(Limburg) 지방 멜데르슬로(Melderslo)에 사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아네미 퀴스터르스(Annemie Custers)의 집은 꽃과 식물을 통해 시간의 흐름,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봄에는 튤립, 여름에는 거베라, 가을에는 아코니툼이 집 안을 화사하게 밝히고, 겨울이면 말린 풀과 단풍이 든 나뭇가지가 황금빛 아르누보 패턴이 가미된 붉은 벽지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릴리스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꽃이에요. 길게 뻗은 녹색 줄기와 커다란 꽃송이는 탐스럽고 아름답죠. 꽃은 화이트, 레드, 핑크 등 색상이 다양한데 저는 새먼핑크(Salmon pink) 아마릴리스를 좋아합니다.” 아네미가 말하길, 아마릴리스는 큰 화병에 꽂아 긴 꽃다발처럼 연출해도 멋지지만 가문비나무와 빨간 작은 열매가 달린 로즈힙 그리고 잔잔한 아스파라거스 나누스 가지를 조화시키면 클래식한 무드와 자연미가 돋보이는 크리스마스 꽃꽂이가 완성된다고. 별 모양으로 큼직하게 생긴 아마릴리스는 꽃 자체만 활용해도 멋진 테이블 세팅을 연출할 수 있다. “꽃받침을 살려 커팅한 꽃송이를 물이 담긴 투명한 유리 볼 안에 띄워놓으면 별다른 장식 없이 완벽한 파티 테이블을 꾸밀 수 있습니다.”

 

 

모던한 디자인의 벽난로가 있는 거실. 12월 초면 집주인 아네미는 거실 곳곳을 서서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민다. 공간 크기를 고려해 선택한 슬림한 트리는 실제 살아 있는 나무로 공간에 자연의 내음을 전달한다. 

 


19세 때 자신의 플라워 숍을 오픈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한 아네미에게 꽃과 식물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지금도 유효한 동반자다. 꽃과 식물을 다루면서 익힌 컬러 감각은 그녀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서 자리를 잡는 근간이 되었기 때문. “저는 색깔을 갖고 놀거나 실험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컬러로 분위기를 만들고 정서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색상 선택에는 저만의 디자인 철학이 깃들어 있죠.” 아네미의 집은 그녀의 컬러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표본에 다름 아니다. ‘집은 내부와 외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네미는 외관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조합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성했다. “집 외관은 전형적인 붉은 벽돌이고 창틀은 그레이 블루 톤이에요. 저는 이 조합을 실내에 끌어들였는데, 외관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톤으로 표현했어요.” 따뜻한 느낌의 붉은 토양 빛깔 벽지가 그레이 블루 톤의 창틀 혹은 몰딩과 경계를 이루며 자아내는 색상 대비는 산뜻한 분위기를 선사하고, 이 컬러 조합은 집 안의 모든 공간에서 반복된다. 일례로 최근 아네미의 남편은 주방과 거실을 구분하는 철제 여닫이문을 직접 만들었는데, 부부가 함께 선택한 도어 프레임 색상은 다름 아닌 그레이 블루 톤. 이 철제 도어는 브라운, 레드, 오렌지 등 따스한 붉은빛을 띠는 벽, 가구, 소품 등과 대비를 이루며 이 집에 처음부터 존재했던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아마릴리스 꽃 색깔을 닮은 ‘새먼핑크’로 칠한 빈티지 스타일의 주방 도어. 문 앞에 푸른 잎이 있는 나뭇가지를 놓아 색상 대비를 주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감돈다. 2 주방 코너와 창틀까지 캔들과 피규어를 활용해 완성한 동화적인 따스한 감성이 돋보이는 크리스마스 장식. 평소 놓아둔 소품에 캔들 홀더와 꽃과 식물을 더해 크리스마스 무드를 연출한 거실 테이블. 

30년 전 자신의 플라워 숍을 열면서 구입했던 화이트 상부장을 재활용해 디자인한 주방. 친정어머니의 끝도 없는 사포질과 바니시 칠을 통해 잘 관리된 상부장은 주방의 아늑한 분위기, 효율적인 레이아웃 도출에 구심점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아네미는 의도적으로 집 안의 색상 구성과 같은 장식 소품을 선택한다. 그녀의 데커레이션 원칙에 있어서 해마다 시도하는 미묘한 변화를 꼽자면 컬러의 강약 조절이 되겠다. 석류와 크랜베리 같은 딥 레드를 가미해 따뜻함을 강조한다든가 짙은 보라색 양초와 오너먼트를 사용해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식. “짙은 보라색은 집 안 곳곳에 적용한 새먼핑크와 잘 어우러져요. 두 색상이 지닌 달콤함을 조금씩 덜어내 균형을 맞춘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네미는 색상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스타일을 대비하는 것도 즐긴다. 앤티크와 빈티지를 좋아하는 그녀는 이를 돋보이게끔 모던 디자인을 매치하곤 하는데, 그 결과물은 다이닝룸에 놓인 앤티크 우드 테이블과 흰색 플라스틱 팬톤 체어의 조합이다. “저는 스타일링을 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대비와 균형을 중시해요. 그리고 이는 컬러, 스타일, 분위기에 모두 적용할 수 있죠.” 하지만 아네미의 스타일링이 의도한 대로 실현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실 바닥을 화이트로 하고 싶었던 그녀는 마룻바닥에 하얀 페인트를 칠했는데 완성하고 보니 너무 차가운 느낌이 들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해결책을 궁리하던 아네미는 어릴 적 집에서 사용하던 페르시안 카펫을 떠올렸고, 이를 거실에 깔아놓으니 개성적이면서도 아늑한 그녀만의 스타일이 되살아났다. 실수도 있지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센스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경험 덕분일 터. 아네미와 남편 헤이르트(Geert), 그리고 아들 시머(Sieme) 세 식구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은 30년 전 부부가 건축가와 함께 직접 설계한 곳이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 ‘삼각 지붕에 작은 유리창이 있는 단순한 형태의 집’을 꿈꾼 부부는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듯 아기자기한 구조로 디자인했다. “벽면 구조를 활용해 코너를 만들고 공간과 공간 사이를 다양한 시점으로 조망할 수 있게 했죠.”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아네미에게 벽면 코너는 크리스마스 때 중요한 장식 무대가 된다. 미니어처 오브제, 티 캔들 등으로 꾸민 코너는 거실에 자리한 크리스마스트리보다 더 시선을 잡아끄니 말이다.     

 

 

짙고 붉은 톤의 테이블 클로스에 골드 포인트가 들어간 테이블웨어, 브라스 커틀러리와 촛불을 매치해 더욱 반짝이고 따뜻해 보이도록 연출한 크리스마스 테이블 세팅.     

1 주방과 다이닝룸 사이 창턱과 같은 작은 공간에도 종이 접기로 만든 트리와 티 라이트 캔들을 놓아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2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직접 구운 버터 쿠키. 아몬드와 초콜릿 두 가지 플레이버의 쿠키를 교차로 배열하고 이를 컬러풀한 실로 목걸이처럼 엮어 접시에 담았다.  

 


12월이 시작되면 아네미는 창고에서 크리스마스 소품 박스를 순차적으로 꺼내기 시작한다. “업무와 일상 사이, 틈틈이 데커레이션을 완성해요. 매일 크리스마스 스타일링이 더해지고 집 안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남다르죠.” 아네미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지만 크리스마스트리만큼은 매년 새로 구입한다. 가짜 나무보다는 진짜 트리를 들여놓아 집 안에 나무 향이 퍼지면 진정한 홀리데이 무드가 완성되기 때문. “작년에 선택한 나무는 폭이 좁고 긴 프레이저 전나무(Fraser fir)였어요. 거실이 넓은 편이 아니라 시도해봤는데 비율상 딱 맞아떨어져서 흡족했지요.” 트리 오너먼트는 나무의 구조를 따라 큰 것은 아래, 작은 것은 위쪽으로 올리고 밝은 컬러는 나무 깊숙한 쪽에 달고 새먼핑크와 블루 오너먼트는 대비를 이루도록 서로 이웃해 둔다. “저는 최근 몇 년간 크리스마스 장식을 새로 산 기억이 없어요. 이미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아들과 함께 산 블루 머핀 오너먼트, 그녀가 나뭇가지와 철사로 만든 천사는 올해도 트리 맨 앞에 달려 있다. “오랫동안 간직해온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요. 우리 엄마도 12월이면 트리 장식에 여념이 없었죠.” 때가 되어 행하는 의례적인 일 같지만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을 할 때마다 생겨나는 아름다운 추억은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게 해주는 선물과 같은 법. 만감이 교차하는 12월, 나와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을 고민한다면 아네미의 집에 펼쳐진 크리스마스 무드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길.    

 

Production & styling Features & More / Wilma Cu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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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정민PHOTO : Renee Fr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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