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흥미진진한 패션쇼 무대들

감동과 놀라움이 가득했던 2022 F/W 패션쇼 무대.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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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5분, 길어야 30분이면 끝나는 한 번의 쇼를 통해 다음 시즌의 성패가 점쳐지는 패션쇼. 이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이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상과 액세서리는 물론 장소, 무대, 조명, 음악, 모델 등 수많은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특히 패션쇼의 세트는 쇼장에 들어선 관객들을 압도하고 시즌 테마를 시각적으로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인 패션쇼 무대는 단연 발렌시아가 22 겨울 컬렉션이었다. 유리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광대한 화이트 필드를 만들었는데, 마치 거대한 스노볼 같은 이 무대 안에서 모델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폭풍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고, 스크린 밖에 놓인 의자에 앉은 관객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티셔츠를 움켜쥐고 이 광경을 바라봤다. 뎀나의 이러한 무대 연출은 강력한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모든 공간을 강렬한 핑크 컬러로 물들인 발렌티노의 쇼장도 굉장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했다. 몇몇의 블랙 룩을 제외하고 핑크 단 하나의 색조로 모든 컬렉션을 완성한 피엘파올로 피촐리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디올의 패션쇼장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설치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아티스트 마리엘라 베트네스키(Mariella Bettineschi)가 ‘차세대’라고 이름 붙인 이 작품은 16세기에서 19세기로 이어지는 여성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 마치 회화 갤러리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보테가 베네타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패션쇼가 열린 팔라초 산 페델레는 당시 보테가 베네타의 본사를 이전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미완성의 건물, 기둥과 기둥 사이에 놓인 금속을 구겨 만든 의자들이 만들어낸 미장센도 감각적이었지만, 앞으로 브랜드의 미래가 펼쳐질 공간에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의 데뷔 무대가 열려 더욱 의미 깊었다. 뉴욕의 스카이라인과 화려한 야경을 패션쇼의 일부로 끌어들인 토리 버치의 아이디어, 마치 다른 세계로 타임슬립하는 듯 미래적인 분위기의 터널을 연출한 프라다의 무대도 빛을 발했다. 

 

 

 


디자이너들은 무대 위에 설치한 오브제를 통해 스토리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로에베는 아티스트 앤시아 해밀턴(Anthea Hamilton)의 작품 ‘자이언트 펌킨(Giant Pumpkins, 2022)’을 무대에 전시했다. 가죽을 이용해 대회 출품용으로 재배되는 자이언트 펌킨을 실물 크기로 복제한 이 작품은 아티스트와 로에베의 합작으로 완성된 것. 흙을 연상시키는 갈색 카펫이 완전히 뒤덮은 광장 위에 놓인 커다란 호박은 성형 가죽 드레스, 벌룬 브래지어가 달린 드레이프 드레스, 시간 속에 얼어붙은 드레스 등의 의상과 어우러져 초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이며 깊이 무르익은 유머를 전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틴의 데뷔 무대로 주목받은 디젤은 강렬한 붉은색 카펫으로 뒤덮은 쇼장에 디젤 데님을 입은 거대한 크기의 풍선 인형들을 설치했다. 인형 사이사이를 누비는 모델들의 캣워크와 다양한 포즈를 취한 거대한 인형들이 대비를 이루며 마치 <걸리버여행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코치는 어느 상상 속 마을의 풍경을 런웨이에 재현했다.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담은 컬러 팔레트, 1990년대 그런지 음악과 1970년대 로맨스를 리믹스한 사운드트랙이 어우러져 아련한 옛 동네에 대한 관객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그려내 흥미를 더했다. 오프화이트의 무대에 놓인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는 이번 시즌 처음 선보인 오트 쿠튀르 룩과 어우러져 마치 사교계에 데뷔하는 듯한 설렘을 더했다. 
매 시즌 마치 하나의 종합 예술처럼, 혹은 화려한 축제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패션쇼. 앞으로 얼마나 더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할지 기대된다.  

 

 

 

 

 

 

 

 

 

더네이버, 패션, 패션쇼 무대

CREDIT

EDITOR : 최신영PHOTO :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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