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잘못된 다이어트의 굴레-다이어트 강박증에 대하여

로라이즈와 마이크로 크롭트 톱이 패션 트렌드를 점령했다. 마른 몸을 찬양하는 세상에서는 다이어트 강박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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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넥 디자인 원피스 스윔웨어는 DAZEDAYZ.

 


다이어트 할수록 체중이 는다

기억나는 나의 첫 다이어트는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같은 과에 다니는 선배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다. 열아홉 살 이전에는 항상 날씬했기 때문에 살을 빼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으니까. 첫 다이어트는 성공적이었다. 그냥 저녁 한 끼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체중계 위 숫자는 빠르게 줄어들었고, 몇 달 만에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찐 살을 걷어내고 당시 유행하던 스키니진까지 입을 수 있었다. 그 뒤로도 체중 감량이 필요할 때면 끼니 거르기를 선택했지만 이 방법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시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일하면서 만난 뷰티 업계 종사자들은 다이어트에 빠삭했다. 그녀들이 추천하는 온갖 새롭고 효과가 좋다고 하는 방법, 특히 운동 없이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고 하면 주저 없이 도전했다. 그렇게 나를 거쳐 간 식이요법은 저탄고지, 방탄커피, 원푸드, 밀가루 끊기, 덴마크 다이어트, 클렌즈 주스 등 맛과 색도 다양하다. 스타들이 다닌다는 유명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다이어트 한약, 모 연예인이 맹신한다고 알려진 8체질 다이어트, 내 배에 매일 밤 주삿바늘을 찌르는 삭센다까지 ‘운동 없이’ 살을 빼는 반칙을 마구 범했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 그렇게 시도해본 것 중 어떤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글쎄. 많이 빠져봐야 2~3kg이었고, 그렇게 뺀 살은 금방 돌아왔다. 심지어 요요로 인해 체중이 더 증가하던 일도 부지기수. 나이가 들수록 더 쉽게 찌고 효과는 적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한 달에 8kg을 감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검색창에 식욕억제제 디에타민을 검색하니 나비약과 뼈말라족, 살이 찌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하는 프로아나가 뜬다.

 

 

 

스트랩샌들은 GIUSEPPE ZANOTTI. 

 

프로(Pro)+아나(Anorexia)가 뭐길래

프로아나는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를 합친 말로 거식증에 걸린 상태 같은 지나치게 마른 몸을 동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에서 시작된 마른 몸에 대한 찬양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고, 프로아나는 현재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단순히 마른 몸을 동경하고, 살을 빼기 위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아나가 추구하는 이상향은 뼈에 가죽만 남은 것 같은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이라는 것이 문제. 이들은 뼈만 남을 만큼 마른 상태인 ‘뼈말라’가 되기 위해 극단적으로 단식을 하고, 먹은 것을 억지로 토하고, 음식을 삼키지 않고 맛만 보고 뱉고, 이뇨제나 식욕억제제와 같은 약물을 남용하는 건강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 사이비 종교의 교리 같지만 프로아나 8계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살 빼는 것이 사는 길, 살 찌는 것은 죽음’, ‘혀를 칼로 베어서라도 먹지 마라’, ‘몸무게, 저울이 모든 것이다’. 프로아나 추종자들은 지방을 기생충에 비유하고, 살이 찌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SNS에서 함께 모여 ‘먹토’를 잘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이런 행위에 동참할 친구를 찾는 #프로아나_트친소 해시태그가 유행하는 등 밈처럼 번지는 현상이다. 이들에게는 건강보다 마른 몸이 중요하다. 마르면 행복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살이 찌면 불행한 혐오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강박으로 자리 잡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주변에서 조언해도 듣지 않는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 불리는 거식증은 정신질환의 일종이며, 정신과 질환 가운데 사망률 1위에 랭크되어 있다. 

 

 

근본적인 몸의 문제를 개선하라

실제 ‘먹토’와 같은 섭식장애 문제를 겪다 자신과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식이지도사가 된 김남희 원장에게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극복했는지 물었다. “오래된 섭식장애 개선을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온라인상에 섭식장애 치료법으로 많이 알려진 미니머드 식단을 시도했죠. 식이 제한을 두지 않고 하루 3000~4000칼로리를 섭취하는 건데 폭식 후 제거(구토) 욕구가 더 강해져 중단했습니다. 그후 심리적인 측면이 문제인가 싶어 전문가의 심리상담을 받고 ‘자기 돌봄’을 처방받았죠. 식사 일기나 감정 일기 등을 공유해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인데 개인적으로는 우울증 환자에게 ‘스스로를 사랑하라’ 같은 말을 하는 것처럼 효과가 없었습니다. 식욕억제제와 한약도 복용해봤지만 당시에만 효과가 있었을 뿐 약을 먹지 않으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경험상 섭식장애는 의지만으로 개선이 어렵습니다. 가짜 식욕, 폭식 욕구, 폭식 후 구토는 억지로 참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욕구들이 생기지 않도록 근본적인 몸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죠”라고 답했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에 집중하기보다 내 몸이 음식을 얼마나 잘 소화하고 얼마만큼 흡수하는지, 그렇게 흡수한 음식을 어떻게 에너지로 연소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식습관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에게도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우리 몸속에서는 생존을 위해 여러 작용이 이뤄지며, 이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기초대사라 부르는데, 숨만 쉬어도 소모되는 기초대사량보다 열량을 적게 섭취하면 몸은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열량을 더 많이 저장하게 된다. 잦은 다이어트와 불규칙적인 식습관이 결국 물만 마셔도 살찌는 몸을 만들었고, 각종 식이요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 섭식장애는 보통 극한 다이어트나 심리적인 문제로 발생하지만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원인이 무엇이건 섭식장애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몸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섭식장애라는 결과는 같지만 개인의 컨디션과 생활습관 등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유행하는 식이요법이나 획일화된 다이어트 루틴을 따라 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남긴 김남희 원장의 말을 전한다. “섭식장애는 스스로 건강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내가 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인지해야 고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혼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죠. 지금 당장 이런 말이 와닿지 않더라도 멈추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면 반드시 도움을 요청하세요.”  

 

model Mari Makeup 김범석 hair 권영은 도움말 김남희(<인생을 바꾼 식사의 기적> 저자, 식이지도사)  

 

 

 

 

 

 

 

 

더네이버, 뷰티, 다이어트

CREDIT

EDITOR : 박경미PHOTO : 오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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