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호텔들

갤러리 못지않은 컬렉션으로 오는 이를 맞아주는 호텔들.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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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 대니얼 아샴의 ‘블루 에로디드 모세’. 오른쪽 ‘쿼츠 에로디드 아라 파시스’. 웰컴 로비에 위치해 공간의 무게감을 더한다.  2 그랜드 리셉션에 자리 잡은 요한 크레텐의 ‘글로리’. 화려한 금빛이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JOSUN PALACE, A LUXURY COLLECTION HOTEL, SEOUL GANGNAM

지난 5월 말 오픈과 동시에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독자 브랜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현대 한국의 황금기’라는 콘셉트로 모은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400여 점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웰컴 로비에 예술적 무게감을 더하는 대니얼 아샴(Daniel Arsham)의 조각상 2점. 뉴욕을 기반으로 전방위 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그의 작품은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길에 좌우로 마주 보며 배치돼 있다. 먼저 시선이 닿는 왼쪽에는 ‘블루 에로디드 모세(Blue Eroded Moses)’가 있다. 미켈란젤로의 ‘모세(Moses)’ 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허구의 고고학’이란 미학적 세계관 속 순환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오른쪽으로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아라 파시스 오귀스트 황제의 행렬(provenant de la procession de l’Ara Pacis Augustae) 건축 부조의 조각 일부를 차용해 제작한 ‘쿼츠 에로디드 아라 파시스(Quartz Eroded Ara Pacis)’가 자리한다. 이 두 작품은 호텔 방문객에게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궁전이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신전으로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랜드 리셉션에 위치한 요한 크레텐(Johan Creten)의 ‘글로리(Glory)’ 또한 호텔에 방문한다면 놓치지 말고 감상하길. 금을 손으로 주물러 만든 듯한 이 작품의 형태는 조가비, 별 등 자연에서 따왔지만 도시의 도로, 종교적 영광 등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준다. 그 외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뵘 샤펠(Böhm Chapel)’을 포함한 해외 현대미술 작가, 김지원, 이정진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 호텔 곳곳에 포진해 있다.

 

 

 

 

1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는 카우스의 거대한 조각상 ‘투게더’. 2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Gazing ball)’ 연작 중 하나로 파르네세의 헤라클레스 상을 본떠 만들었다. 

 

 

PARADISE CITY

파라다이스시티는 ‘아트 파라다이스’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거장을 비롯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3000여 점을 망라한 덕분. 크게 6가지 테마에 따라 작품을 분류해 배치했다. 호텔 정문에서 ‘파라다이스 워크’까지는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의 대표작을 모았다. 신화와 과학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페가수스를 본떠 만든 조각상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골든 레전드(Golden Legend)’를 필두로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그레이트 자이언틱 펌프킨(Great Gigantic Pumpkin)’,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러브(Love)’와 ‘나인(Nine)’ 등 유명 작가의 명작들을 만날 수 있다. 호텔의 ‘레드윙’을 통해 컨벤션으로 향하는 길에는 알레산드로 멘니디(Alessandro Mendini)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Paradise Proust)’, 박서보 작가의 ‘묘법 No.110326(Ecriture No.110326)’ 등 사색하기 좋은 공간 분위기에 맞게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 자리한다. ‘골드윙’ 안쪽과 카지노에는 미국 팝아트의 거장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의 ‘콘티넨탈 스플래시(Continental Splash)’ 등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 야외 ‘아트 가든’에는 애니시 커푸어(Anish Kapoor)의 ‘C-커브(C-Curve)’ 등 빛과 어우러지며 화려하게 반짝이는 작품군이 자리 잡았다. 현대미술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예술 전시 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를 주목할 것. 작가를 대표하는 캐릭터 두 명이 꼭 끌어안고 있는 6m에 달하는 조각상 카우스(KAWS)의 ‘투게더(Together)’부터 제프 쿤스(Jeff Koons), 데이미언 허스트, 백남준, 박승모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호텔 건물의 5층부터 11층까지 각 층의 복도에는 김홍식, 이세현, 문범, 김성수, 국대호 등 국내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1 호텔 로비 1층에 위치한 이광호 작가의 작품. 작가를 대표하는 ‘짜기’ 기법으로 제작했다. 캐멀과 블루 컬러가 호텔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고상우 작가의 ‘하이버네이션(Hibernation)’.

 

 

MONDRIAN SEOUL ITAEWON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인간 본성과 다양한 사회문화를 조명하며 독특한 스타일, 대담한 표현, 강렬하고 생생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을 큐레이션했다. 작품 대부분을 로비를 중심으로 두 층에 걸쳐 전시했다.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1층에 위치한 이광호 작가의 설치 작품. 조명·가구 디자이너에서 설치미술가로 활동 영역을 넓힌 작가의 아이덴티티 ‘짜기’ 기법을 두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호텔 인테리어 테마 중 하나인 전래동화 ‘해님달님’에서 모티프를 얻었으며 캐멀과 블루 컬러의 조합, 와이어와 로프로 강렬하게 표현한 구조와 모양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또 1층 로비에는 전복된 색채 표현으로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는 고상우 작가의 작품,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혼종 문화와 끊임없는 정치·문화적 혼란을 작품으로 표현한 스타스키 브리네스(Starsky Brines)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2층 로비는 천장에 해, 달, 바다, 산을 표현한 김세동(SAMPYPEN) 작가의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닭을 형상화한 위트 있는 형태가 돋보이는 오승렬 작가의 조각품, 현대인이 겪는 무력감을 도도새에 비유한 김선우 작가의 페인팅 등이 배치됐다. 그 외 3층의 연회장, 5층 복도에서도 호텔의 안목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 지하 1층 리셉션은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붉은 머리의 두 아이가 담긴 작품은 시나가와 미카의 ‘春’, 검은 구 형태의 작품은 타무라 타쿠로의 ‘스피어 알파벳(Sphere Asphalt)’ 연작, 역동적인 페인팅은 기토 겐고의 ‘카트휠 갤럭시(Cartwheel Galaxy)’. 2 아이뽀유에 걸려 있는 기요카와 아사미의  작품. 

 

 

ANTEROOM SEOUL

교토에서 시작한 호텔 안테룸이 오키나와에 이어 지난해 서울 가로수길에 둥지를 틀었다. 일본 지점과 동일하게 안테룸 서울 역시 조각가 고헤이 나와(Kohei Nawa)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샌드위치(Sandwich)가 아트 디렉팅을 맡았다. 호텔 인테리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갤러리처럼 연출한 호텔 리셉션이다. 예술과 문화, 영감을 즐기는 호텔이라는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지하 1층 리셉션에는 데스크를 중심으로 시나가와 미카 (Shinagawa Mika), 겐고 기토(Kengo Kito)의 강렬한 색감이 두드러진 작품, 오바 다이스케(Ohba Daisuke)의 정적인 페인팅, 그리고 타무라 타쿠로(Tamura Takuro)의 조각품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호텔 1층에는 임정식 셰프의 베트남 레스토랑 ‘아이뽀유(I PHO U)’가 위치했는데, 벽면에는 기요카와 아사미(Kiyokawa Asami)의 대형 사진 작품과 아키히로 미키(Akihiro Miki)의 대형 페인팅 작품이 시선을 압도한다. 그 외 호텔의 아트북 서점이자 카페 겸 바 ‘텔러스 9.5’, 객실과 복도 곳곳에도 츠치토리 후미카(Tsuchitori Fumika), 배성용 작가 등의 작품이 포진해 있다. ‘갤러리 9.5 서울’도 운영해 때에 따라 바뀌는 젊은 아시아 작가들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호텔의 모든 공용부에 흘러나오는 소리는 하라 마리히코(Hara Marihiko)의 사운드스케이프 작품이다. 안테룸 서울에서는 머무는 내내 예술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1 카페 아츠에서는 전예지 작가의 드로잉을 전시한다. 2 왼쪽 위부터 ‘사일런스 인 더 마운틴(Silence in the Mountains)’, ‘아트 센터 브리지(ArtCenter Bridge)’. 중앙 ‘인투 더 스타(Into the Stars)’. 오른쪽 ‘투 소파: 유 아 낫 어론(Two Sofas: You are Not Alone)’.

 

 

ANDAZ SEOUL GANGNAM

라이프스타일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는 티타임을 즐기며 문화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로비층에 위치한 카페 ‘아츠(A’+Z)’에서 분기별로 다양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 현재는 전예지 작가의 드로잉이 전시돼 있으며 이는 8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삶 속에서 발견한 재밌고 소소하며 감사한 순간을 알록달록한 꽃과 식물로 기록한 작품은 아츠의 이용객에게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은 2층 ‘조각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안다즈 애프터눈 티 세트로도 만날 수 있다. 메이크업 박스를 연상시키는 패키지에 더해진 작가의 발랄한 드로잉은 위트를 불어넣는다. 

 

 

 

1 호텔의 로비를 우아한 갤러리처럼 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장미셸 오토니엘의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  2 호텔에 기품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하는 이정진 작가의 ‘언네임드 로드 060’.

 

 

JW MARRIOTT HOTEL SEOUL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2018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감행했다.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기존 2·3층 공간을 터서 만든 드높은 층고의 로비였다. 여기에 설치된 예술 작품은 로비를 우아한 갤러리 같은 분위기로 만들었다. 그중 15m 높이에 달하는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oniel)의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Ivory Double Necklace)’는 변화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네치아 무라노 유리 장인들과 협업해 탄생한 이 작품은 지름 8~18cm의 유리구슬 512개를 엮어 만들었다. 연약한 유리 소재지만 한데 모이며 아름다운 목걸이로 재탄생한 구슬들은 ‘불완전한 삶 속 소망’을 형상화한 것으로 작가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행복과 꿈을 상징한다. 1층 로비 왼쪽 컨시어지 데스크에 설치된 이정진 작가의 ‘언네임드 로드 060(Unnamed Road 060)’도 주목할 만하다. 사진이지만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공간에 기품을 더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외에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해서 추가해갈 계획이다. 

 

 

 

박선기 작가의 ‘초합체 180609’는 금을 바른 숯을 매달아 오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LOTTE HOTEL SEOUL

오랜 세월 소공동을 지켜온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한국 중진 작가의 초대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서 왼쪽, 2·3층 연회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쪽 벽면에는 한국 공예 1세대 백태원 작가의 초대형 나무 부조 작품 ‘장생도’가 위치한다. 호텔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함께한 이 작품은 나무로 십장생을 구현했다. 중앙부에 있는 거북이가 두리번거리며 입김을 뿜어내는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메인타워 1층 ‘페닌슐라 라운지앤바’에서는 한봉호 작가의 ‘플라멩코’를 만날 수 있다. 무희가 플라멩코를 추는 모습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아온 작가가 230×730cm 사이즈의 초대형 캔버스에 5개월에 걸쳐 그린 그림이다. 사용된 물감만 무려 20상자 이상, 무게가 1톤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그제큐티브 타워 15·16층 로비에 매달린 박선기 작가의 ‘초합체 180609’도 호텔에 한국의 미를 더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금을 바른 숯이 매달린 이 작품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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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양혜연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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