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작은 손목시계 안에서 꽃피운 시간의 예술

정교한 세공과 섬세한 드로잉부터 아티스트와 손잡고 내놓은 스페셜 피스까지. 작은 손목시계 안에서 꽃피운 시간의 예술.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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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IAGET 무지개색 젬스톤과 정교한 금 세공 기법이 돋보이는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프레셔스 레인보우 워치. 2 CHOPARD 플레뤼잔 새김 공법으로 모란을 섬세하게 새겨 넣은 쇼파드 L.U.C XP 에스프리 드 플러리에 피오니 워치의 무브먼트. 3 HERMÈS 메종의 가죽 공예 노하우를 담은 에르메스 아쏘 포켓 으악! 워치. 

 

 

얼마나 정확하고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무브먼트를 생산해내느냐가 워치 하우스의 기술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인들이 한땀 한땀 새기고 붓질해 얼마나 아름다운 외형을 만들어냈는지 또한 시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때문에 워치메이커들은 저마다의 특출난 재능을 집약해 지름 40mm 안팎의 작은 캔버스 위에 무한한 예술적 감각을 펼쳐내고 있다. ‘2021 워치스앤원더스’를 통해 공개된 신제품 중에서도 브랜드의 수공예 노하우와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시계가 다수 등장했다. 마치 예술 작품을 소장하듯 극소수 VIP들만 손에 넣을 수 있는 한정판 모델이라, 마니아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킨다. 

 

 

HERMÈS 파이요네 에나멜과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다이얼을 장식한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 워치. 

 

 

에르메스는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과 아쏘 포켓 워치를 통해 하우스의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예술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올해 8피스 한정으로 새롭게 출시한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 워치에는 연미복과 모자를 쓰고 말을 타는 장난스러운 해골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담겨 있는데, 이 모티프는 2012년 다이스케 노무라가 디자인한 남성용 실크 스카프 프린트를 차용한 것. 에르메스의 에나멜과 인그레이빙 장인은 ‘세 라 페트’의 현대적이면서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독창성인 기술과 감성을 담은 파이요네 에나멜과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했다. 세밀한 미니어처 에나멜링 과정은 화이트 골드 표면에 장인이 모티프의 윤곽을 그려 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각칼과 끌을 이용하여 골드 위에 양각과 음각을 새기며 해골 기수와 말의 형태를 완성하면, 매우 얇은 붓으로 다양한 컬러의 유리 파우더를 내추럴 오일과 섞어 다이얼을 장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에나멜링의 특성상 몇 겹에 걸쳐 그리고 말리고 구워내는 과정은 필수다. ‘아쏘 포켓 으악!’ 워치는 에르메스의 가죽 기술과 고급 시계 기술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제품. 다양한 공예 기법을 망라해 완성한 티라노 사우르스 모티프로 시계 커버를 장식했는데, 이 작업에만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머리와 비늘은 손으로 재단한 수천 개의 다양한 가죽 조각을 붙이는 가죽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했으며, 둥근 돔 형태의 공룡 눈은 카보숑 컷 그랑푸 에나멜로, 공룡의 턱과 혀 부분은 가죽 마케트리 기법으로 제작했다. 

 

 

SPEAKE-MARIN  코뿔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스피크-마린의 아트 시리즈.  

 

LOUIS VUITTON 루이 비통의 땅부르 카르페 디엠 워치.

 

 

스피크-마린과 루이 비통의 다이얼에서도 조각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입체적인 장식을 발견할 수 있다. 스피크-마린에서 9피스 한정판으로 선보인 아트 시리즈는 ‘코뿔소 보호’라는 메시지까지 담겨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코뿔소의 주름 하나하나를 손으로 인그레이빙한 섬세한 부조, 수공예로 산화 산을 도포해 연출한 우아한 그레이 컬러가 멋스럽다. 루이 비통은 땅부르 카르페 디엠 워치를 통해 예술적 테마인 ‘바니타스’를 표현했다. 흐르는 듯하게 세공된 뱀 모티프, 모노그램을 정교하게 새겨 넣은 해골의 입체적인 형태에 50시간 넘는 시간을 들여 에나멜 작업을 더했다. 모래시계, 뱀의 머리와 꼬리, 해골의 턱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스펙터클한 장면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1 CARTIER 까르띠에 리브르 똑뛰 스네이크 워치(좌), 까르띠에 리브르 베누아 터틀 워치(우). 2 CHOPARD 쇼파드 L.U.C XP 에스프리 드 플러리에 피오니 워치. 

 


메종의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젬 세팅, 금세공 기술을 모두 집약한 아름다운 시계를 감상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피아제의 ‘라임라이트 갈라 프레셔스 레인보우’ 컬렉션도 그중 하나. 이 시계는 정확히 일치하는 컬러와 캐럿, 컷, 투명도를 지닌 다양한 크기의 컬러 젬스톤을 찾는 것부터 오랜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개별 번호가 부여된 넘버드 에디션으로 출시해 소장 가치를 더욱 높였다. 32mm 케이스 위에 정교한 컷다운 세팅 기법으로 보석을 세팅했으며, 시그너처인 팰리스 데코 모티프로 다이얼과 브레이슬릿을 장식했다. 피아제는 골드 브레이슬릿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노하우를 보유한 소수의 브랜드 중 하나인데, 메종의 ‘아틀리에 드 렉스트라오디네르(Atelier de l’Extraordinaire, 탁월함의 산실)’에 소속된 극소수 장인만이 이를 수작업으로 구현할 수 있다. 다이얼을 장식하는 데 2시간이, 브레이슬릿 장식 작업에는 무려 8시간이 소요된다니 훌쩍 높아진 가격표 앞에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까르띠에 리브르 컬렉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찬란한 자태를 자랑한다. ‘까르띠에 리브르 베누아 터틀 워치’, ‘까르띠에 리브르 똑뛰 스네이크 워치’ 두 피스의 프레셔스 워치를 선보였는데,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려하고 정교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베누아 워치는 다이아몬드를 불규칙하게 파베 세팅한 다이얼, 기하학적인 에나멜 라인, 차보라이트 카보숑을 가미한 케이스 등으로 거북이 껍질을 유니크하게 표현했다. 블랙과 코럴 컬러 에나멜, 물빛의 자개,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뱀의 비늘을 생생하게 표현한 똑뛰 워치 역시 메종의 독창적인 미학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두 시계 모두 고유 넘버가 새겨진 3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했다.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 에나멜 장인의 노하우가 담긴 메티에 다르 Tribute to great explorers 워치. 

 

 

시계 제작자들은 다이얼 위에 그려진 정교하고 세밀한 그림을 통해 매뉴팩처 에나멜 장인들의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쇼파드는 매뉴팩처에 소속된 소수의 에나멜 장인들과 함께 17세기부터 이어온 그랑푀 에나멜 기법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L.U.C XP 에스프리 드 플러리에 피오니’ 워치에도 수 세대에 걸쳐 화가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온 이 공예 기술이 사용됐는데, 다이얼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작업이었다고. 층을 하나씩 만들 때마다 고온의 오븐에서 매우 정확한 시간 동안 다이얼을 소성시켜야 원하는 컬러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장인의 직관과 경험이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신제품 ‘메티에다르 TRIBUTE TO GREAT EXPLORERS’ 워치 역시 메티에다르 에나멜 장인들의 노하우를 통해 완성된 시계다. 미묘한 컬러와 극도로 섬세한 모티프를 재현하기 위해 한 달을 꼬박 작업하며 800~900°C 가마에서 11번의 굽는 과정을 거쳐 세 개의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을 탄생시켰다. 에나멜 장인이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구현한 풍부한 디테일과 미묘한 그러데이션 컬러로 15세기 위대한 탐험가들의 장대한 여정을 담은 지도를 다이얼 위에 재현했다.  

 

 

 

1 ZENITH 출시와 동시에 완판된 제니스의 데피 21 펠리페 판토네 에디션. 2 BVLGARI 불가리의 옥토 피니씨모 타다오 안도 컬렉션. 3 H. MOSER&CIE 다이얼 위를 지우개로 지운 듯한 미니멀리즘 컨셉트의 모저앤씨 엔데버 센터 세컨드 X 세컨드/세컨드/ 워치,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예술성을 불어넣은 시계는 워치 마니아들은 물론 예술가의 팬덤까지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제니스는 스페인 출신의 아티스트 펠리페 판토네(Felipe Pantone)와 협업한 워치를 1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그는 키네틱 아트, 그라피티 등을 기반으로 옵아트적 요소,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 그리고 기하학적 패턴을 자주 사용하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기존의 데피21 워치에 아티스트 특유의 대담한 컬러 코드를 반영한 ‘데피 21 펠리페 판토네 에디션’은 공개와 동시에 100피스가 모두 판매돼 국내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상황. 불가리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협업한 두 번째 컬렉션을 출시했다. 밤하늘의 나선 사이에 뜬 초승달 모티프가 미니멀하면서도 심오한 그의 건축 세계를 연상케 한다. 안도 타다오의 서명이 담긴 투명한 케이스백을 갖추고 있으며, 단 160피스 한정 생산한다. 모저앤씨의 ‘인데버 센터 세컨드 X 세컨드/세컨드/’ 워치도 눈길을 끈다. 파리의 예술가 로매리크 앙드레(Romaric Andre)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독특한 콘셉트의 시계로 브랜드의 로고마저 삭제된 극도로 미니멀한 다이얼과 그 위를 장식한 픽셀 형태의 지우개 모티프가 흥미롭다. 


이처럼 수많은 시계 제조사들이 장인의 노력과 워치메이킹 노하우, 아티스트의 터치가 가미된 타임피스를 끊임없이 선보이며 시계 애호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전하고 있다. 삶의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영위하고 싶다면 이 작고 호사스러운 예술품을 손목 위에 올려볼 것. 아트 피스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시계가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예술적인 시간을 선사할지도 모르니까.     

 

 

 

 

 

 

 

 

더네이버, 워치, 스페셜 피스

 

 

CREDIT

EDITOR : 최신영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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