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영혼의 행복을 찾아서

인간 세계에 내려가길 거부하는 영혼과 인간 세계에서 되돌아온 영혼이 떠나는 모험담을 담은 영화 <소울>. 거창한 철학적 탐구 대신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야기한다.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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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3번째 장편 영화 <소울>이 찾아왔다. 픽사는 다시 한번 우리와 너무 가까이 있어 쉽게 지나쳐버리는 세계로 시선을 향한다. 마음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 들여다본 <인사이드 아웃>이 그랬듯, <소울> 역시 인간의 징표라 할 수 있는, 아니 나를 가장 나답게 해주는 ‘영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저 멀리 또 다른 세계의 황홀경’을 보여준다면, 픽사의 관심은 ‘내 안에 있는 신비한 세계’인 셈이다.


뉴욕의 한 학교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색소포니스트 도로시아 윌리엄스 같은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하는 것을 일생의 꿈으로 품고 살아왔다. 그런 조에게 도로시아와 함께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가 찾아온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눈앞에 둔 순간, 조는 그만 맨홀에 빠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그의 영혼은 죽은 자들이 모이는 ‘저 너머의 공간’에 당도한다. 이 상황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조는 이리저리 도망치기 시작하고, 그러던 그가 도착한 곳이 태어나기 전의 영혼들을 교육하고 특정한 성격과 자격을 부여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다. 그곳에서 조는 지구로 가기 싫어하는 ‘영혼 22’를 만난다. 지금까지 지구로 향한 영혼의 수를 헤아려보면 수천억이 훌쩍 넘었을 텐데, 고작 22번째 영혼이 아직 지구로 향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그가 이 세계를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간디, 링컨, 테레사 수녀 등등 수많은 현자들이 그의 멘토가 되지만, 영혼 22를 지구로 보내는 일은 실패하기 일쑤다. 그런 영혼 22에게 새로운 멘토인 조가 나타나고, 조는 영혼 22와 함께 흥미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그렇게 영혼의 지도가 그려진다. 

 


<소울>은 디지털 기술의 두 가지 욕망, 그러니까 실사와 닮으려는 하나의 욕망과 실사가 다다를 수 없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현하려는 또 다른 욕망의 합일 지점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사와 구분하기 힘든 뉴욕의 풍경이 전자와 맞닿는다면, 피카소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극도로 추상화된 이미지는 후자와 맞닿으며 <소울>만의 아름다운 세계를 그려낸다. 하지만 <소울>의 이미지는 단순히 시각적 전시에 머물지 않는다. 피트 닥터가 이전에 연출한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이 참조한 다양한 철학적 레퍼런스를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데 탁월한 감독이다. 그러니까 <소울>에서 심플하지만 자유롭게 춤을 추는 선과 면의 이미지들은 인간의 영혼을 탐구해온 오랜 철학적 전통의 시각적 해석인 것이다. 하지만 <소울>의 가장 큰 매력은 그 거창한 철학적 탐구나 기술적 구현이 아니라, 그것들이 우리의 하루하루에 새겨진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렇기에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섬세함과 함께한다는 데 있다. 조가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나무 잎사귀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처럼, 기적처럼 찾아오는 행복은 무지개 저편의 세계가 아닌 바로 우리 옆에 놓여 있어서 우리가 조금만 눈과 귀를 열면 그 행복감에 풍덩 빠질 수 있으리라는 자명한 이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디지털의 차가운 기술이 당신의 감성을 따스하게 어루만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영화가 바로 <소울>이다. 

※ 이 글을 쓴 안시환은 영화 평론가이다.

 

Cooperation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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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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