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크리스마스 추억이 깃든 세 작가의 테이블

유난히 길고 혹독한 2020년. 하지만 12월만은 평화롭고 행복하길 꿈꾼다. 세 명의 작가가 가장 아름다웠던 크리스마스 추억을 꺼내 테이블을 꾸몄다.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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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들리스 러브 캔들’을 꽂은 케이크를 든 정재인 작가.
자신의 일러스트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담긴 카드와 ‘아빠와의 크리스마스’ 액자로 따스한 공간을 꾸몄다. 

 

 

 

 

비주얼 디렉터&화가 정재인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패션 브랜드 비주얼 머천다이저로 활동한 정재인은 현재 제인마치의 비주얼 디렉터이자 화가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녀가 탐닉하는 주제는 꽃과 식물이다. 일러스트와 굿즈 디자인부터 순수 회화까지, 그녀의 작품 세계에는 싱그러운 자연이 가득하다. 그녀는 소문난 멋쟁이지만 정원이나 학교,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들풀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한다. 딸 부잣집에서 태어나 두 아들의 엄마로 살고 있는 다복한 그녀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장 따뜻하고 풍요로운 날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난해 선보인 크리스마스 전시는 행복한 추억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는 작지만 중요한 시도였다.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위해 그녀는 자신이 아끼는 작품을 꺼내놓았다. 녹지 않는 ‘앤들리스 러브 캔들’은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처럼 영원한 믿음, 소망,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혹독하고 고단했던 2020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위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캔들이 또 있을까.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그려진 카드는 수줍음 많지만 강한 내면을 지닌 작가의 자화상이다. 딸, 자매, 며느리, 아내, 엄마로서 가족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은 바람이 느껴진다. 눈처럼 새하얀 액자에 담긴 빨간 배경의 일러스트 ‘아빠와의 크리스마스’는 아버지와의 행복한 한때를 담은 작품.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놓여 가족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초록 화병을 든 양유완 작가. 
이번 크리스마스엔 직접 만든 화병과 술잔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풍요로운 파티 테이블을 준비할 계획이다. 

 

 

 

유리 공예가 양유완

정형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와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해 양유완은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펼친다. 1250℃의 고온에서 액화된 유리를 파이프 끝에 말아 입으로 불어서 부풀리는 블로잉 기법, 물성이 다른 소재들의 대담한 결합, 모던과 클래식 같은 상반된 스타일의 믹스 매치 등이 그것이다. 숱한 좌충우돌 속에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양유완은 오히려 그것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녀에게 투박함이란 흠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워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 유리 공예를 배웠다. 12월이면 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의 파라솔 아래에서 펀치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었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유학 시절 한여름의 크리스마스가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반대로 겨울 무드를 십분 만끽하며 보내려고 한다. 우선 12월이 되자마자 스키장으로 달려갈 계획이다. 추억의 캐럴이 울려 퍼지는 순백의 슬로프를 활강하며 얼얼한 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싶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초록 화병에 센터피스를 꽂고 멋진 술잔들로 세팅해 꾸미려고 한다. 초록 화병은 지난 2018년 그녀에게 ‘올해의 에올’ 신진작가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으로, 연말연시의 화려한 무드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오브제다. 그리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형형색색의 투명한 술잔들에 향기로운 술을 가득 채워 좋아하는 사람들과 뜨겁게 건배할 것이다. 2021년에는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면서.            

 

 

 

오너먼트 램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한주은 작가.
전나무, 솔방울, 달라하스트 오브제와 블루 페인팅 테이블웨어로 따스하고 낭만적인 홈 파티 테이블을 연출했다. 

 

 

 

도예가 한주은

한주은은 스웨덴에서 도예를 배우고 활동하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곳의 풍경과 감성은 자연스레 그의 작품 세계에 투영되었다. 특히 스웨덴의 집은 그에게 특별한 영감을 선사했다. 스웨덴에는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 그는 자신의 5층 작업실 창을 통해 뾰족한 지붕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겨울이면 지붕마다 눈이 한 뼘씩 소복하게 쌓여 더없이 포근한 무드를 완성했다. 집집마다 창가에 장식한 인형이나 화분, 창가에서 볕을 쬐는 고양이들을 구경하며 골목을 산책하는 일도 스웨덴 생활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은 다정한 시선으로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일상의 사소한 사물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순백의 고운 도자기 위에 블루 페인팅으로 정교하게 그린 집, 창문, 꽃, 나뭇잎, 고양이의 모습은 어느 계절의 것이 아님에도 크리스마스의 따뜻함을 연상시킨다. 특히 스웨덴 전통 조각 말인 ‘달라하스트’는 한주은만의 서정적인 무드를 완성하는 상징적 모티프다. 그의 추억 속 가장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2008년. 유난히 깊고 고요했던 크리스마스이브에 사랑스러운 둘째가 태어났다. 그래서 이름을 스웨덴어로 크리스마스라는 뜻의 ‘율(Yul)’이라 붙였다. 먼 이국에서 산타가 가져다준 무엇보다 귀한 선물이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그는 가족과 보내는 평범하지만 따스하고 포근한 하루를 계획하고 있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해가 아닌가. 그리고 스웨덴의 정경을 담은 테이블웨어들은 소박한 홈 파티를 동화처럼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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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주은PHOTO :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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