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라이프스타일을 입은 패션

매년 4월이면 밀라노 전체가 전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살로네 델 모빌레’로 분주해진다. 전통적 가구는 물론 패션, 뷰티, 자동차,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각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역량을 보여주는 디자인 축제의 장에서 올해 가장 주목받은 8개 브랜드를 소개한다.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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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TEGA VENETA

3.66m x 3.66m 규모의 미니멀한 개인 오두막 카바농을 위해 제작했던 르 코르뷔지에의 ‘LC14 타부레 스툴’이 다시 한번 밀라노를 뜨겁게 달구었다. 카시나 및 르 코르뷔지에 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은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가 LC14 타부레 스툴을 활용해 대규모 설치 작품 ‘온 더 록스(On the Rocks)’를 선보인 것. 목재를 그을려 마감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내구성을 강화한 동시에 나뭇결의 고유한 패턴을 드러낸 우드 에디션, 보테가 베네타 24 겨울 쇼 시팅으로 사용한 커스텀 에디션,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가죽을 덮은 다음 컬러 페인트를 칠하고 다시 블랙 페인트를 덧입힌 후 일부 벗겨내 독특한 질감으로 마감한 레더 에디션 등 LC14 타부레 스툴의 다채로운 변주가 흥미롭다. 
작품명인 ‘온 더 록스’는 카바농 해안가의 배경과 르 코르뷔지에가 우연히 본 우드 소재의 위스키 상자에서 영감을 얻어 스툴을 제작하게 된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올 9월부터 보네가 베네타의 새로운 본사이자 하우스의 문화적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팔라초 산 페델레에서 열린 전시에는 온 더 록스 작품과 함께 위스키 상자의 원본 샘플도 함께 전시되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1 비아 폰타치오의 에트로 홈 공간. 2 풍성한 프린트의 퀼타나 컬렉션. 

 

ETRO

‘레트로 맥시멀리즘’을 테마로 한 에트로 홈 인테리어는 살로네 델 모빌레 파빌리온 15에 마련된 전시 공간과 몬테나폴레오네 5번가의 부티크, 그리고 비아 폰타치오의 에트로 홈 공간에서 새로운 홈 컬렉션을 소개했다. 더스트 셰이드의 그린, 핑크, 우드, 골드, 베이지 등 중성적 팔레트로 아늑하게 꾸민 공간, 페이즐리 패턴과 미드나이트블루 컬러의 브로케이드로 강렬한 캐릭터를 지닌 공간, 에트로 아카이브에서 선별한 플로럴 고블린 패브릭을 바탕으로 핑크, 그린, 오렌지 컬러의 빈티지한 공간까지 에트로 홈 인테리어는 클래식한 가구 마니아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960년대~1970년대를 풍미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전시는 풍성한 프린트와 입체적 질감의 소재를 채택한 소파와 암체어, 침대로 구성한 퀼타나 컬렉션에서 빛을 발한다. 의자, 암체어, 테이블을 튜브 형태로 구성한 파이핑 컬렉션도 이색적이다. 토템 형태의 램프와 샹들리에 등의 조명은 풍부한 빛으로 공간을 더욱 은은하게 만든다.

 

 

 

 

PRADA

자연과 디자인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현대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심포지엄 ‘프라다 프레임’이 올해로 3주년을 맞았다. 2022년 첫 번째 심포지엄 ‘On Forest’에서 숲의 환경에 관한 여러 세션을 토대로 현대 목재 산업을 지배하는 논리를 분석하고, 변화의 매개로서 디자인과 과학의 역할을 탐구하였다면, 2023년에는 홍콩과 밀라노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 두 번째 심포지엄 ‘Materials in Flux’를 통해 물질의 윤리적, 미적 함의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인류학자 팀 잉골드의 연구를 기반으로 끝없이 변화하는 실체로서의 폐기물을 탐구했다. 
‘Being Home’이라는 주제로 살로네 델 모빌레 2024에서 전개된 세 번째 심포지엄에서는 현대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틀로서 생활 환경을 살펴보는 데에 집중했다. 15세기와 16세기 오브제와 가구들이 돋보이는 19세기 신르네상스 양식의 하우스 뮤지엄 바가티 발세키 박물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서는 편안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인간을 보호하고, 서비스 인프라로 기능하는 ‘집’을 지역사회를 뒷받침하고 경제·사회적 규범이 형성되는 공간으로 바라보았다. 

 

 

 

 

로소 앙코라 컬러를 채택한 마리오 벨리니의 소파 '르 무라'.

 

GUCCI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는 이탈리아 디자인 황금기를 구가한 미학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디자인을 조명하는 ‘디자인 앙코라’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선명한 그린빛 곡선형 벽으로 이루어진 구찌 몬테나폴레오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탈리아다움’과 ‘밀라노다움’을 상징하는 5가지 오브제를 강렬한 붉은빛의 ‘로소 앙코라’ 컬러를 입은 특별 에디션으로 발표한 것.
마리오 벨리니의 소파 ‘르 무라’,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가, 건축 역사가였던 피에로 포르탈루피의 아이코닉한 건축물과 모자이크를 기하학적 패턴의 텍스타일 형태로 재해석한 씨씨-타피스의 ‘클레시드라’ 러그, 난다 비고가 1994년 아세르비스와 컬래버레이션한 스토렛을 리에디션한 캐비닛, 베니니를 통해 재탄생한 토비아 스카르파의 화병 ‘오파키’, 폰타나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인 가에 아울렌티와 피에로 카스틸리오니가 1980년 디자인한 ‘파롤라’ 테이블 램프는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HERMÈS

‘대지(Ground, The Earth)’라는 테마 아래 컬렉션을 아우르는 소재에 집중한 에르메스 홈 컬렉션. 압착한 흙, 목재, 슬레이트, 벽돌, 석재 등 가공되지 않은 원자재는 기수의 실크 저지 패턴에서 따온 형태로 전시되었으며, 에르메스 문화유산의 강력한 상징적 디자인이자 다양한 색상의 기하학적 모티프가 특징인 기수의 실크 블라우스는 가죽 소재 제품과 텍스타일 디자인에도 영감을 주었다. 
에르메스의 마구 제작 및 가죽 작업 노하우를 직접적으로 활용한 오브제 라인도 최초로 탄생했다. 블랭킷 바스켓, 버킷, 테이블 센터피스 등은 모두 가죽으로 제작했는데 아카이브 오브제 피스의 구조, 스케일, 색상 및 기하학적 형태에서 그 모티프를 찾을 수 있다. 양쪽의 컬러 가죽 스트립에는 손으로 직접 구멍을 내고 스티칭해 바스켓을 완성했으며, 가죽 상감세공 기법으로 마무리한 테이블 센터피스에는 그래픽 모티프를 가미했다. 섬세한 그러데이션의 블랭킷과 대형 캐시미어 베드스프레드 역시 직조, 염색, 재단, 퀼트, 자수로 표현한 그래픽 라인이 돋보인다. 트레사주 에퀘스트르 디너용 식기는 마구에 쓰이는 파스망트리와 브레이딩 기법을 새겼다.

 

 

 

1 정다혜 작가가 말총으로 만든 조명. 이영순 작가의 닥나무 종이 조명.

 

LOEWE 

로에베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24개의 조명으로 역대 가장 야심 찬 살로네 델 모빌레 컬렉션을 선보였다.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모든 것의 근원인 빛을 집중 조명하며 ‘집 안 조명’을 탐구하기 위해 장인들에게 설치물 제작을 의뢰한 것이 전시의 시작이었다. 24명의 아티스트들은 각기 유연한 대나무, 자작나무 가지, 말총, 광택 있는 종이와 옻칠뿐 아니라 유리, 가죽, 세라믹처럼 뚜렷한 대비를 보이는 재료들을 조합해 플로어, 테이블, 펜던트 조명 등 다양한 로에베 램프를 완성했다. 
한국 작가로는 지승공예가 이영순 작가와 말총공예가 정다혜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이영순 작가는 손으로 만 닥나무 종이로 호리병을 제작한 뒤 그 안에 전구를 넣어 조명으로 매달았으며, 2022년 한국인 최초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받은 정다혜 작가는 말총을 입체적으로 변신시키고 램프 바닥에 삼나무를 배치해 전구를 받쳤다. 다나베 지쿤사이 4세는 대나무를 불에 쪼인 뒤 구부려 스탠딩 조명을 만들었고, 옻칠 공예가 이시즈카 겐타는 여러 겹의 옻칠로 마감한 펜던트 조명을 제작했다.

 

 

 

 

LOUIS VUITTON

루이 비통은 밀라노 가라지 트라버시 쇼핑몰 내 루이 비통 매장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침대 트렁크를 공개했다. 메종의 창립자 루이 비통이 1880년대 중반 전 세계 탐험가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한 침대 트렁크는 그의 아들 조르주가 1885년 특허를 획득한 루이 비통만의 발명품이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제품은 루이 비통이 직접 디자인한 최초의 침대 트렁크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으로, 외부는 모노그램 캔버스로 덮여 있고, 내부는 정교한 침대 구조다. 알루미늄과 너도밤나무의 조합으로 빠르고 쉽게 안정적인 침대 프레임으로 변신한다. 소지품을 안전하게 고정하는 데 사용해온 면 스트랩 위로 메모리폼 매트리스 토퍼를 두었으며, 매트리스는 클래식 모노그램 패턴을 수놓은 방수 처리된 면으로 덮었다. 베개가 포함된 침대 머리 부분은 원하는 각도로 조절할 수 있고, 트렁크 가장자리에 너도밤나무로 만든 작은 사이드 테이블을 부착했다. 
새로운 테이블웨어 컬렉션도 선보였다. 메종의 퍼머넌트 테이블웨어 컬렉션은 베이지색으로 출시했으며, 리모주 도자기로 만든 모노그램 플라워 테이블웨어는 블루와 베이지 두 컬러로 만날 수 있다. 

 

 

 

 

THOM BROWNE

톰 브라운은 하이엔드 리넨 브랜드 프레떼와 협업한 홈웨어 컬렉션으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데뷔했다. 19세기에 지어진 나폴레옹의 아레나 홀 팔라치나 아피아니에서 펼쳐진 컬렉션 테마는 ‘…TIME TO SLEEP…’. 고급 새틴 소재에 톰 브라운의 4-바 시그너처를 새긴 침구를 세팅한 침대 6개가 놓인 방을 배경으로, 이너웨어 차림으로 등장한 모델들이 톰 브라운의 아이코닉한 그레이 슈트를 착용한 후 침대에 누워 잠드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부드러운 흰색 면 새틴 베딩 세트는 은은한 빛을 주는 프레떼의 독점적인 방법으로 마감되었다. 배스 액세서리는 게스트와 페이스 및 목욕 타월 세트, 목욕 매트로 구성된다. 클래식 트렌치코트에서 영감 받은 목욕 가운, 캐시미어로 제작한 드레스 가운, 홈웨어와 운동용 수건, 소프트 테리 코튼 소재의 흰색 비치 백 등도 함께 선보였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리빙

CREDIT

EDITOR : 이영채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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