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이슬람 미술 속 아름다운 미로

이슬람 예술은 시기적으로는 이슬람교가 전파된 7세기 이후, 지리적으로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를 포괄하는 광대한 지역에서 번성했다. 최근 전통 예술부터 현대미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 미술 전시가 활발하다. 아랍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과 동시대 작가들의 활약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그들의 터전과 유산이 파괴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폭력이 문화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믿음으로 이슬람 문화가 꽃피운 예술 작품을 살펴본다.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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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avid Sinaki, ‘Still image from The Infinite Garden’, 2023. Courtesy of the artist. 2 중세 페르시아 회화와 비디오 아트 작품이 나란히 걸린 전시실 풍경.

 

Navid Sinaki: The Infinite Garden

호놀룰루 미술관

하와이의 호놀룰루 미술관은 LA에서 활동하는 테헤란 출신 작가 나비드 시나키의 개인전을 통해 그의 독특한 비디오 아트 작품을 소개한다. 그는 페르시아 신화와 문학을 초기 디지털 이미지와 결합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무한한 정원’은 10세기 페르시아 시인 피르다우시와 13세기 니자미 간자비의 시에서 착안했다. 세 명의 연인을 위해 세 가지 정원을 가꾸는 왕에 관한 퀴어적 서사시로, 불완전하게 기록된 시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시각화한 작품이다. 18~19세기 페르시아 회화의 도상과 타일 패턴, 기록 자료를 비주얼 재료로 삼았고, 초기 인터넷 화면의 요소와 GIF 애니메이션, VHS 카세트테이프의 패키징 등을 재해석해 작품에 녹였다. 오래된 이야기와 근과거의 기술 문명이 최신 영상 매체 속에서 결합한 셈이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계속되며, 샹그릴라 미술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Web. honolulumuseum.org

 

 

 

1 Fragment of architectural decoration, Iran, Ray, 14th–15th century, Ceramic mosaic with coloured glazes. Paris, France, Musée du Louvre, Department of Islamic Art, AFI 1917. Photo: ©Department of Culture and Tourism – Abu Dhabi  2 Dish with a blue saz leaf, Turkey, Iznik, ca. 1580, Ceramic with painted underglaze. Abu Dhabi, Louvre Abu Dhabi, LAD 2012.045. Photo: ©Department of Culture and Tourism – Abu Dhabi / Photo: Ismail Noor/Seeing Things  3,4 보석을 전시한 전시장 풍경. ©Department of Culture and Tourism – Abu Dhabi / Photo: Ismail Noor/Seeing Things  

 

Cartier, Islamic Inspiration and Modern Design

루브르 아부다비

이슬람 예술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융성했지만, 20세기 초 유럽으로 흘러들어 서양 예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까르띠에 메종도 그 영향 아래 있었다. 창립자의 손자인 루이 까르띠에가 파리 미술 시장에서 페르시아와 인도 회화를 접한 뒤 이슬람 미술 수집을 시작했고, 그의 형제 자크 까르띠에는 인도의 진주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아라비아만 지역을 여행했다. 이는 까르띠에의 현대적 미학으로 연결되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서 3월 24일까지 열리는 전시 <까르띠에, 이슬람 영감과 모던 디자인>은 프랑스 주얼리와 패션, 예술 분야에 이슬람 예술이 기여한 바를 탐색하는 장이다. 이 같은 전파는 지리적 거리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과거의 유산을 계승한 결과다. 400점이 넘는 주얼리, 드로잉, 공예품, 텍스타일, 사진 자료와 함께 까르띠에 작품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는 몰입형 디지털 작품도 전시한다. 또한 박물관 외벽에는 인도로 향하는 자크 까르띠에의 여행을 투사했다. 
Web. louvreabudhabi.ae

 

 

 

1 왼쪽 벽면의 연작은 나무 조각 위에 걸려 있다. ©Lazaro Llanes 2 벽 전면 역시 작품의 일부가 된다. ©Lazaro Llanes

 

Jason Seife: Coming to Fruition

페레즈 아트 뮤지엄 마이애미

매년 12월 아트 바젤이 열리는 아트 도시이자 다양한 이민자가 어울려 살아가는 메트로폴리탄 마이애미. 페레즈 미술관에서는 로컬 아티스트 제이슨 세피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작가는 쿠바와 시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마이애미에서 나고 자라 예술의 꿈을 키웠다. 그는 자신의 계보를 더듬어 중동 지역의 문화유산을 토대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페르시안 카펫이나 모스크의 장식에서 볼 수 있는 전통 이슬람 패턴을 디지털로 디자인한 뒤 콘크리트 판이나 캔버스에 손으로 칠해 마무리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설치 작품처럼 공간 역시 작품의 일부가 된다는 점. 세 폭의 연작은 복잡한 장식을 조각한 나무판 위에 걸렸는데, 배경이 작품의 프레임 너머로 침투해 꼭 작품이 손상된 것처럼 보인다. 이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쿠바와 시리아의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2세대 디아스포라 예술가는 이 같은 은유를 통해 자신이 지금 이 도시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린다. 
Web. pamm.org

 

 

 

1 Samia A. Halaby, ‘The Red One’, 1999, Oil on canvas, 36×48inch.  2 Wafa al-Hamad, ‘Khedaa al-Basaar (Optical Illusion)’, 1985, Acrylic on canvas, 52×77cm. 3 Rachid Koraïchi, ‘Scrutateur De L’arrière Passion’, 1985, Acrylic on paper laid down on canvas, 200×300cm. Courtesy of Sotheby’s Auction House.

 

Distilled Lessons: Abstraction in Arab Modernism

마타프: 아랍 현대미술관

아랍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카타르의 마타프는 3월 5일까지 <증류된 교훈: 아랍 모더니즘의 추상>을 개최한다. ‘아랍의 추상화는 세계 여타 지역의 추상화와 무엇이 다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전시다. 미술관 컬렉션 가운데 예술가 60명 이상의 추상 작품을 선별했다. 서양 미술계에서는 장식적인 미술에 대한 반발로 모더니즘과 함께 추상미술이 대두했지만, 아랍에서 추상화는 자연스러운 갈래였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문화와 모더니즘이 결합해 독특한 형태로 전개됐는데, 추상화에서 서예와 민속적 모티프, 전통 장식 요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아랍의 풍경에서 가장 주요한 색채인 황토색을 전시장 배경으로 칠하여 지역적 특성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간 이라크 출신 현대미술가 메흐디 무타샤르의 개인전 <저항으로서의 성찰>도 나란히 열린다. 전통 서예와 패턴의 영향을 받은 추상화 작품들이 아랍 추상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Web. mathaf.org.qa

 

1 오우드 오일을 담는 용기.  2 증류용 도자기. 3 현대의 인센스 버너. Aisha Alsowaidi, ‘Midkhans’, 2014, three Pyrex, blown glass incense burners, artist’s collection. ©Alejandro Arango 4 장미수를 담는 병. 5 터키식 목욕탕용 슬리퍼. 

 

6 향수의 재료가 되는 장미. ©Ali 7, 8, 9 모로코 아틀라스산맥 중턱에서 꽃을 수확한다. ©Denis Dailleux

 

Perfumes of the East

아랍 세계 연구소

아랍에서 향수는 기호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손님을 맞이할 때 향을 피우거나 향수를 뿌리는 것이 중요한 환영 의식일 정도다. 이슬람교에서는 좋은 향이 곧 예절이라 믿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귀한 향료는 예부터 아랍 상인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다. 이렇듯 매력적인 향기는 아랍의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일부이자 자산이다. 프랑스 파리의 아랍세계연구소(Arab World Institute)는 전시 <동양의 향수>를 통해 향의 세계를 탐구한다. 전시는 크게 자연, 마을, 집 섹션으로 구성되며, 1000㎡(약 300평) 전시 공간에 그림, 사진, 직물, 영상 등 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먼저 ‘자연’에서는 꽃과 허브, 앰버, 머스크 등 향의 원료에 주목한다. 지중해 마을부터 아라비아 사막, 아시아의 정글, 히말라야에 이르기까지 옛 상인들이 원료를 구한 경로를 탐색한다. ‘도시’ 섹션에서는 향수가 공공장소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소개하는데, 대중목욕탕과 종교적 장소, 시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조향사는 예부터 명망 높은 직업으로, 모스크 근처에 작업실을 둘 정도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집’에서는 가정에 향을 피우는 도구를 선보이며 주방, 침실 등 각 공간의 향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조향사가 전시를 위해 특별히 조향한 향을 맡으며 향수의 역사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3월 17일까지.   
Web. imarabe.org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전시

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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