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러시아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루이스 해밀턴. 2 드라이버 글러브에 프린트된 IWC 빅 파일럿 워치. 3, 4 F1 경기의 글로벌 파트너이자 공식 타임피스인 롤렉스. 5 레드불 레이싱팀 소속 드라이버 막스 베르스타펜. 6 막스 베르스타펜이 늘 착용하는 태그호이어 모나코 타이탄 워치. 

최고의 기술력을 집약한 레이스카들이 경합하는, 세상에서 가장 짜릿하고 럭셔리한 모터스포츠 F1. 단 0.1초로도 승부가 갈리는 스피드 대결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실제 경기에서 시간 측정은 완전히 디지털화된 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럭셔리 워치메이커들은 여전히 F1 경기의 파트너로 활약하며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기본적으로 레이스카 제작과 워치메이킹은 혁신적인 기술과 하이테크 소재로 기계적인 한계를 극복한다는 공통적인 가치를 지닌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F1 레이스카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듯, 워치메이커 역시 매뉴팩처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정확한 시간 측정이 가능한 시계를 만드는 것. 이렇듯 모터스포츠와 워치메이킹 사이엔 분명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F1 그랑프리 레이스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계 브랜드는 단연 롤렉스다.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다면, 분명 서킷을 장식한 롤렉스의 초록색 로고를 수없이 마주쳤을 테니 말이다. 롤렉스는 2013년부터 F1의 글로벌 파트너이자 공식 타임피스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리차드밀 역시 모터스포츠에 진심인 워치메이커 중 하나. 자신의 이름을 건 여성 레이싱팀을 운영할 정도로 모터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진 리차드밀은 2021년 스쿠데리아 페라리와 5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현재 총 2개의 F1 레이싱팀을 후원하고 있다. 그 결과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세인즈, 맥라렌의 다니엘 리카르도와 랜도 노리스까지! 단 20명의 F1 드라이버 중 4명의 손목 위에서 리차드밀 시계가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 특히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의 샤를 르클레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그에게 제2의 피부 같은 시계를 만들어주겠다는 열망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 ‘RM 67-02 샤를 르클레르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다. RM 67-02는 지금까지 리차드밀에서 선보인 컬렉션 중 가장 가벼운 오토매틱 워치다. 

7 리차드밀 워치를 착용한 맥라렌 소속 드라이버 랜도 노리스. 8 스쿠데리아 페라리 F1 팀의 샤를 르클레르를 위해 제작한 리차드밀 RM 67-02 워치. 9 스쿠데리아 페라리 F1 팀의 카를로스 세인즈(왼쪽)와 샤를 르클레르(오른쪽). 10 애스턴마틴의 드라이버 제바스티안 페텔. 11 제라드-페리고가 애스턴마틴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판 워치. 12, 13 벨앤로스의 알핀 F1 팀 시계 컬렉션.

F1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과 묵묵하고 꾸준하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는 발테리 보타스, 두 드라이버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힘입어 7년 연속 월드 컨스트럭터 및 드라이버 분야에서 더블 챔피언십을 기록한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 이 독보적인 팀의 공식 엔지니어링 파트너로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워치메이커는 바로 IWC샤프하우젠이다. 팀뿐만 아니라 루이스 해밀턴 역시 2013년부터 IWC의 브랜드 앰배서더로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IWC는 2019년 그의 6번째 월드 챔피언 등극을 기념해 와인 컬러 다이얼을 장착한 ‘빅 파일럿 워치 루이스 해밀턴 에디션 워치’를 출시했으며, 지금까지도 포디움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루이스 해밀턴의 손목에는 늘 IWC의 워치가 함께하고 있다. 

한편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루이스 해밀턴과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의 독주에 제동을 건 주인공은 레드불 레이싱팀의 무서운 신예 막스 베르스타펜! F1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우승한 최연소 드라이버인 그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선보이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월드 챔피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에만 무려 7개(10월 15일 기준)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그가 선택한 워치는 태그호이어의 모나코 타이탄 리미티드 에디션. 출근길부터 기자회견, 연습 경기는 물론 심지어 포디움에 오를 때도 그의 손목에서는 티타늄 케이스에 그레이 다이얼을 매치한 모나코 타이탄 워치가 포착됐다. 막스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레드불 레이싱팀은 물론 스폰서인 태그호이어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셈.  

레이싱 포인트 F1 팀의 리브랜딩을 통해 60년 만에 다시 F1에 참가하게 된 애스턴마틴은 지난 6월 제라드-페리고와 파트너십 체결 소식을 전했다. 이를 기념해 선보인 ‘투르비용 3개 브리지 애스턴마틴 에디션’은 제라드-페리고의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애스턴마틴의 고급스러움, 그리고 성능에 대한 고유한 지식을 결합한 타임피스. 그레이드 5 티타늄 소재의 플라잉 브리지 3개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시계는 18피스 한정 생산됐다. 한편 올 시즌 계속되는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알핀 F1 팀은 지난 8월 에스테반 오콘의 헝가리 그랑프리 우승으로 체면을 유지했다. 덕분에 공식 타임키핑 파트너로 르노 시절부터 우정을 이어온 벨앤로스도 포디움에 함께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벨앤로스는 팀 이름이 르노에서 알핀으로 변경된 후에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F1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은 ‘알핀 F1 팀 시계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워치 하우스와 F1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며 밀접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F1 레이싱팀의 사정과 F1의 인기에 힘입어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워치 브랜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형성된 거대한 스포츠 산업의 한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더 빠르게’ 스피드에 도전하는 레이싱팀과 ‘더 정확하게’ 속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워치메이커의 공생 덕에 F1 팬과 시계 애호가 모두 흥미로운 즐길 거리를 얻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올해는 어떤 F1 팀과 드라이버가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해 어떤 워치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게 될지,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남은 경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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