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한국 SF 영화의 현재

2002년부터 시작된 한국 SF 영화는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조성희 감독의 SF 영화 <승리호>의 개봉을 앞둔 지금, 국내 SF 영화의 연대기를 짚어보았다.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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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는 다양한 장르에 걸쳐 성장을 거듭했지만, 유독 정체를 피하지 못한 장르가 있다. 바로 SF 영화다. 턱없이 부족한 기술 수준 탓에 SF 장르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시절도 있었지만, CG 등의 후반 작업을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하는 지금도 SF 장르는 관객의 마음을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은 주목할 만한 실패의 사례다.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독특한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장선우 감독은 당대 최고의 제작비였던 110억원의 예산으로 SF 장르에 도전하지만 관객의 철저한 외면을 받아야 했다. 관객이 원한 것은 감독의 개성 있는 상상력이 아니었다. 관객의 장르적 기대와 장선우 감독의 작가적 개성은 어떤 공통분모도 갖지 못했고, 그 결과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사상 최대의 흥행 실패작으로 남아야 했다. 이러한 실패 사례로 장준환 감독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2003)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신인 감독의 객기가 아니었으면 존재할 수 없는 영화, 장준환 감독 외에는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영화, 그것이 <지구를 지켜라>다. 하지만 그 상상력의 대가는 전국 7만 명이라는 처참한 흥행 스코어였다. 당시의 관객은 <지구를 지켜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괴물


이 무렵 보다 대중적인 화법을 구사한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1), <예스터데이>(2002), <내츄럴 시티>(2003) 등도 실패를 맛보긴 마찬가지였고, 그 실패의 기록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국내 최초로 IMAX 화면을 선보인 <7광구>(2011), 옴니버스 SF 영화인 <인류멸망보고서>(2012),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열한시>(2013)가 연이어 참패했고, 심지어 김지운 감독이 최고의 스타인 강동원, 정우성, 한효주와 함께한 <인랑>(2018)마저 한국 SF 영화에 걸린 그 저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외가 있다면 봉준호 감독이다. <괴물>(2006)과 <설국열차>(2013)는 한국 SF 영화의 예외적 성공 사례다. 이들 영화는 관객의 장르적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감독의 개성을 잃지 않았고, 거기에 세상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까지 덧붙였다. 이들 영화의 성공은 한국 SF 영화의 가능성인가, 아니면 봉준호 감독이라는 예외적 존재의 힘인가, 또는 봉준호라는 이름을 벗어나 과연 한국 SF 영화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질문 앞에 조성희 감독의 신작 <승리호>가 도착했다.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충만한 <남매의 집>(2009)으로 한국 영화의 미래로 평가받은 조성희 감독은 이후 <늑대소년>(2012)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로 자신의 영화적 세계를 구축해왔다. <늑대소년>이 상업 영화에 안착하기 위한 전략적인 영화였다면, <홍길동>은 조성희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마음껏 펼쳐 보인 영화였다. 두 영화의 흥행 스코어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조성희 감독이 <승리호>로 다시 한번 관객 앞에 선다. <승리호>는 한국 영화로는 거의 처음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삼는다. 기존의 관습적 표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영화적 시공간을 창조할 때 조성희 감독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조성희 감독에게 가장 최적화된 배경은 미래의 우주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승리호>는 실패로 가득한 한국 SF 영화에 승리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까? 

Cooperation (주)메리크리스마스(승리호), 쇼박스(괴물)  

 

 

어디 갔어, 버나뎃
과거엔 건축계 아이콘, 현재는 사회성 부족한 문제적 이웃이 된 주인공 버나뎃이 FBI 조사 도중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 비포 시리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메가폰을 잡고 케이트 블란쳇이 버나뎃으로 분해 기대를 모은다. 
개봉 9월 29일

 

마르지엘라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전설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9년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전 세계 패션, 문화, 예술계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개봉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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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주)메리크리스마스(승리호), 쇼박스(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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