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여심 저격

여자의 마음을 뒤흔든 기계식 시계.

2020.09.09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BLANCPAIN
블랑팡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여성용 시계 개발에 집중했고, 남성용 시계에 사용되던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여성용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블랑팡 우먼 크로노그래프 그랜드 데이트도 그중 하나다. 시계에서 크로노그래프란 원래 계측기 역할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이를테면 자동차 경주나 다이빙 혹은 비행 시 필요한 기능 말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터치 한 번으로 0.01초 단위의 시간 계측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에 그 역할은 기능보다 장식에 더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블랑팡은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이 정도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게 만들었다. 직경 38.6mm, 다이아몬드 40개를 세팅한 레드 골드 케이스에 두 구역으로 분리된 자개 다이얼, 크로노그래프 핸즈는 중앙에서 살짝 어긋나 있고, 3시와 9시 방향에는 크로노그래프 창을 배치했으며, 12시 방향에는 로마 숫자 인덱스가 서브 다이얼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5100만원대. 

 

 

PANERAI
아름다움에 누구보다 예민한 ‘이탈리아인’의 피가 흐르는 파네라이. 군용 장비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 브랜드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남자를 위한 시계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어떤 브랜드보다 거대하고 열정적인 애호가층을 거느린, 일명 ‘파네리스트’라 불리는 마니아들도 대부분 남자다. 하지만 여자가 흠모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탈리아적인 본능에 동한 까닭일까? 쿠션형 케이스와 군더더기 없는 다이얼 구성, 볼록한 돔형 유리, 빈티지한 가죽 스트랩, 유니크한 크라운 가드 등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여자의 손목에는 부담스러운 크기라 조용히 흠모할 수밖에 없었다. 직경 38mm 케이스를 추가한 루미노르 두에 컬렉션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실 케이스 지름이 38mm라는 건 남녀 공용 시계 크기거나 남성용 중 작은 사이즈에 속하는데, 워낙 커다란 제품만 출시하던 파네라이였기에 오히려 작아 보인다. 어쨌든 작은 사이즈의 모델을 출시했다는 사실 하나가 이렇게 반가운 적이 있었나 싶다. 가격 미정. 

 

 

BVLGARI
루체아 스켈레톤 투보가스는 이름에서부터 디자인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빛’을 뜻하는 이탈리아 ‘luce’와 라틴어 ‘lux’를 합성해 명명한 루체아 컬렉션에 1940년대 후반부터 브랜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가스파이프의 모습이 떠오르는 투보가스 브레이슬릿을 접목했고, 기계식 시계의 섬세하면서도 복잡한 면모를 드러내는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스켈레톤 시계는 무브먼트를 허투루 만들면 그 모습을 그대로 내비칠 수 없기에 기계식 시계의 꼭짓점에 자리한 기술이다. 그래서 남자의 로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리는 자신들의 시계 제작 기술과 주얼리 세공 기법을 토대로 여성용 스켈레톤 시계를 만들었다. 여성 시계에 대한 불가리의 열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워치메이커의 로고를 스켈레톤 디자인에 통합한 최초의 스켈레톤 모델이기도 하다. 뼈대만 남긴 다이얼의 속내에는 섬세한 다이아몬드의 찬란한 광채와 수백 개의 부품이 맞물려 움직이는 모습이 경이롭게 드러난다. 오트 오롤로제리와 하이 주얼리의 진정한 만남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임을 증명하는 시계다. 가격 미정. 

 

 

BREITLING
1952년에 출시한 브라이틀링의 내비타이머는 항공 시계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존재다. 내비타이머는 우주를 비행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였고,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새로운 시대를 연 프런티어였다. 항공시계를 동경하는 남자가 내비타이머를 원하는 건 필연일 것이다. 브라이틀링은 남성성의 대명사 내비타이머에 여성의 취향을 반영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 오토매틱 35다. 커다란 항공시계를 35mm 크기로 매만지고 핑크 골드빛이 나는 구리 다이얼로 우아한 한 끗을 더했지만 전통은 그대로다. 내비타이머 Ref. 806의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은 세련된 구슬 장식 베젤, 1950년대 출시한 Ref. 66에서 영감을 얻은 스리 핸즈 다이얼, 그리고 브랜드의 표식인 원형 슬라이드 룰이 그렇다. 다이얼 안에 보이는 미세한 눈금인 슬라이드 룰은 다각도의 비행 계측이 가능한, 비행사의 항로 측정을 위한 도구다. 하늘을 지배하던 내비타이머가 이제는 여성의 손목까지 지배하는 
날이 도래했다. 500만원대. 

 

 

ROGER DUBUIS
로저 드뷔는 혁신적인 기술력에 모터스포츠라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남자의 로망을 현실에 구현하는 워치메이커다. 그런 로저 드뷔가 여자도 남자 못지않게 기계식 시계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점에 확신을 두고 만든 제품이 있다. 바로 엑스칼리버 슈팅 스타 플라잉 투르비용. 남성용 엑스칼리버 싱글 투르비용을 축소한 것으로 2년간의 개발 끝에 탄생한, 로저 드뷔의 첫 36mm 스켈레톤 플라잉 트루비용이다. ‘파격을 우아함으로 승화시켰다’라는 평을 들으며 탄생한 이 시계는 엑스칼리버 컬렉션 특유의 홈을 낸 베젤과 플린지로 고유의 언어를 나타내고 인덱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극도로 화려한 면모를 부각했으며, 무브먼트 안으로 파고드는 듯한 에나멜 소재에 유성 장식을 더해 서정적인 분위기까지 첨가했다. 여기에 기계식 시계의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인 투르비용을 탑재했는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라잉 트루비용을 적용해 기술과 미적 부분 모두 충족시키는 여성 시계를 완성했다. 2억2950만원. 

 

 

CHAUMET
238년간 유럽 왕실의 역사와 전통을 전승해온 프랑스 주얼리 하우스 쇼메의 클래스 원 시계. 외관상으로는 그저 캐주얼한 주얼리 시계쯤으로 보일 테다. 하지만 이 시계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주얼리 하우스 역사상 처음으로 제작된 다이버 시계로 스포츠 시계 시장에 또 다른 카테고리를 형성한 기념비적 모델이다. 다이아몬드와 스틸, 러버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는데 당시만 해도 이러한 소재 조합은 굉장히 창의적인 발상이었다. 물 위를 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소재 사용이 돋보였던 조정 보트 ‘Class 1’에서 영감을 받은 워치다. 여성의 스포츠 활동을 더욱 우아하게 만들 수도, 일상생활에서도 멋스럽게 착용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다이버 시계다. <더네이버>의 지난 8월호에서 다룬 다이버 시계 디테일에 관한 기사를 기억하는가? 한 방향으로만 도는 베젤, 나사로 마무리해 물이 들어가지 않는 스크루 크라운, 한눈에 들어오는 시침과 분침까지. 면면을 따져봐도 다이버 시계다운 모든 장치를 전부 내장했다. 그것도 다이아몬드와 카보숑, 선레이 인그레이빙 등 고귀한 세부를 더한 채로. 가격 미정. 

 

 

 

더네이버, 워치, 여성용 기계식 시계

CREDIT

EDITOR : 홍혜선PHOTO :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