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새로운 블랙 파워

2020 F/W 시즌, 블랙 파워가 돌아왔다.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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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CULINE JACKET
베이식 아이템의 대명사 블랙 재킷이 이번 시즌에는 그 기본적인 구색에 ‘힘’을 실어 등장했다. 2000년대 초 파워 숄더를 연상시키는 관대한 어깨너비에서 머스큘린 무드가 너르게 흐른다. 하지만 중력을 역행하며 높게 솟은 파워 숄더와는 달리 기본에 충실한 테일러링을 베이스로 어깨선을 따라 부드럽게 사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실루엣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파워 숄더가 과시적인 힘을 선보였다면, 이번 시즌의 블랙 재킷은 좀 더 부드러운 힘을 투영하고 있다. 나아가 아크네 스튜디오와 알렉산더 맥퀸은 어깨는 충분히 강조하고 허리선은 잘록하게 다듬어 정교하면서도 부드러운 아워글라스 실루엣을 완성해 머스큘린 재킷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BEYOND SEE-THROUGH
시스루 아이템을 떠나보내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까다롭지만 충분히 매혹적인 시스루 소재가 블랙을 입고 변화무쌍한 자태로 2020 F/W 시즌까지 장악한 것. 여름 시즌의 시스루가 느슨하고 밝은 기운을 내뿜었다면 가을을 위한 시스루는 한층 더 조밀한 짜임새로 온몸을 감싼다. 돌체&가바나는 치밀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시스루 트렌치코트로 까다로운 시스루의 한계점을 넓혔다. 반면 펜디와 랑방은 시스루와 절묘한 궁합을 이루는 레이스 디테일을 더한 드레스로 페미닌한 매력을 살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변주를 선보인 컬렉션은 단연 루이 비통이다. 스포티한 톱 위로 광택감이 도는 소재를 더해 밑단의 볼륨을 살린 시스루 드레스와 뻔한 스타킹 대신 시스루 팬츠를 더해 일체감 있는 레이어드 룩을 완성했다. 

 

 

VOLUPTUOUS BUSTIER
어깨끈이 없이 긴 브래지어를 뜻하는 뷔스티에. 이 뷔스티에의 노골적인 외출이 시작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1990년대 장 폴 고티에가 선보인 파격적인 란제리 룩의 중심에는 현란한 변주로 재탄생한 뷔스티에가 있었다. 이후 뷔스티에의 고전적이면서도 관능적인 코드에 매혹된 디자이너들이 이를 다채롭게 응용했고, 부속 아이템으로 취급받았던 뷔스티에는 점차 독립적인 아이템으로 신분 상승을 이뤘다. 이번 시즌 뷔스티는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게 런웨이를 누볐다. 일체의 레이어드 없이 가슴과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내며 메인 피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알투자라는 재킷의 가슴팍만 댕강 잘라낸 듯 버튼과 포켓 디테일을 고스란히 살린 독특한 디자인의 톱을 완성했고, 끌로에와 생로랑은 가슴 중앙 스트랩을 살려 란제리 룩의 은근한 미학을 선보였다. 

 

 

THE LONGER, THE BETTER
여름 시즌의 방점이 미니드레스에 있었다면, 2020 F/W 시즌은 롱 드레스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미니 드레스를 착용할 때와는 또 다른 용단이 필요하다. 모호한 길이가 아닌 바닥을 쓸고 다닐 기세로 길게 늘어진 드레스여야 한다는 것. 길면 길수록 그 우아함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스텔라 매카트니와 로샤스와 같이 온몸을 꼼꼼하게 감싸며 부드럽게 떨어지는 드레스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적격이며, 초겨울 롱 코트와 매치하면 든든한 이너 역할까지 기대해볼 수 있겠다. 반면 셀린느와 지방시처럼 풍성한 디테일을 겸비한 드레스는 이브닝 웨어로 추천한다.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로는 발렌티노를 들 수 있겠다. 절제된 슬리브리스 디자인과 고상하게 퍼지는 스커트, 그리고 허전한 팔을 감싸는 롱 글러브 스타일링까지. 과거 은막의 여배우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지방시의 룩은 우리가 블랙 드레스에 기대하는 모든 판타지가 응결돼 있다. 

 

 

TOUGH LEATHER
가을 시즌이 유독 반가운 이유 중 하나는 레더를 맘껏 취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 아닐까? F/W 시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레더 재킷이 한층 ‘벌크 업’한 자태로 돌아왔다. 왠지 걸치는 순간 의리를 부르짖고 싶어지는 한껏 터프한 레더 재킷이 총출동한 것이다. 어깨부터 잔뜩 힘이 들어간 볼륨감은 마치 아버지의 옷장 속 ‘왕년’의 흔적이 담긴 레더 재킷을 연상시킨다. 이번 시즌 레더 재킷의 복고적인 매력은 실루엣에만 그치지 않는다. 발렌시아가의 널찍한 칼라와 벨트를 더한 레더 싱글 코트는 여피족의 과시적인 레더 룩을 연상시키며, 겐조와 준지는 탁한 무광 레더의 소재감과 대범한 디테일로 과거 바이커족의 요란함을 그대로 재현했다. 애초에 길들이는 재미를 지닌 레더가 이번 시즌에는 그야말로 야생마 같은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며 질주를 부추긴다.

 

SET-UP PLAY
훨훨 날아갈 듯 가벼웠던 매니시한 슈트가 여름날의 오피스를 지배했다면, 새로운 계절에는 여성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셋업의 향연이 펼쳐진다. 블랙 특유의 절제미를 바탕으로 견고한 구성미가 돋보이는 2020 F/W의 셋업은 단정한 길이감의 스커트와 여성 몸의 우아한 곡선을 과장 없이 부드럽게 살린 재킷에서 공히 발견된다. 이러한 특징은 디올 컬렉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하우스의 뉴룩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허리선을 적당히 굴리고 가벼운 플리츠스커트를 곁들였다. 여기에 반다나 헤어피스와 로고 스트랩의 크로스백을 더해 동시대적인 뉴룩을 제안한 것. 반면 샤넬의 셋업은 둥글게 굴린 끝단이 돋보이는 트위드 재킷에 깊은 슬릿의 스커트를 조합해 사랑스러우면서도 발칙한 매력의 소녀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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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재경PHOTO :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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