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디자이너로서 시작을 알리는 양예인

슈즈 디자이너로서의 시작을 알린 양예인. 브랜드 커버-레터스와 구두 이야기.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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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레터(Cover-Letter)는 예의를 갖춘 편지 형식의 커버로 일종의 PR 문서다. 영미권에서는 회사를 지원할 때 이력서와 함께 정중히 자신을 소개하는 커버 레터를 첨부하는데, 이것이 없으면 불합격될 확률이 높을 만큼 중요하다.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과 슈즈 브랜드에서 일해온 양예인은 이 단어를 차용해 자신의 슈즈 브랜드를 ‘커버-레터스’라고 이름 지었다. 심사숙고 끝에 결정된 이름의 뜻을 반영하듯 그의 슈즈 바닥 창에 ‘Sincerely Yours’라는 문구도 기재했다. 디자이너로서 시작을 알리는 첫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도 좋은 제품을 고객에게 선사할 거라는 약속을 전하기 위함이다. 말 그대로 슈즈가 그의 커버 레터인 셈이다. “주문한 슈즈를 받았을 때,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이 제품이 어떤가요, 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요. 로맨틱 시크를 중심 콘셉트로 좋은 소재를 사용해 편하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선보이려고 해요.” 


양예인은 본래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다. 도로를 누비는 멋진 차를 보면서 디자인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인간이 만드는 제품 중 차가 가장 장엄하고 섹시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수제화 공방을 2년 정도 다니며 신발에 매력을 느꼈다. “대학에서는 자동차보다 제품 디자인에 집중했어요. 학교 밖에서 직접 손으로 구두를 만들면서 그 형태가 자동차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곤 했죠. 실제 나이키의 피터 포그(Peter Pogg)나, 얼마 전 토즈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석용배 디자이너 등 자동차 디자인을 하다가 슈즈 디자이너로 전향한 분들도 많죠.” 

1, 3 샤넬과 구찌의 백은 숄더 스트랩뿐만 아니라 핸들에 스트랩을 얹어서 드는 것이 멋지다. 백은 최소한의 물건만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를 선호한다.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 디올의 이어링.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깔끔하고 우아한 바이레도 향수.  세포라에 입점된 타르트의 아이섀도.  

 

6 혼자 작업하는 시간 동안 기쁨을 주는 마샬 스피커. 7 커버-레터스는 이번 시즌 착화감이 좋은 미들 힐의 슬링백을 선보인다. 8 내피와 외피에 소가죽을 사용하고 은박을 입힌 커버-레터스의 플랫 슈즈. 9 커버-레터스 작업을 위한 스와치와 스타일 북. 

 

그는 대학 졸업 후 국내 의류 브랜드 쉬즈미스에 다니다가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에서 인턴으로 일한 바 있다. 학교에서의 배움과 열정만 있으면 내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슈즈 브랜드에서 실무를 접하면서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여전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어머니가 원하는 일을 하려거든 현장에서 직접 실무를 배워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 “슈콤마보니 이보현 이사님은 슈즈뿐 아니라 모든 것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세요. 슈즈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전에도 슈콤마보니의 구두를 여러 켤레 구매해서 신어보곤 했어요.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면이 좋았죠.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곳에서 일해보니 그런 면면이 디자이너로부터 나왔음을 깨달았어요.” 


디자이너라면 좀 더 개성 있는 예술적 요소를 중요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디자인에서는 실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저는 자동차를 좋아하면서도 슈퍼카보다 실생활에서 두루 유용하게 탈 수 있는 차를 더 선호했어요. 지금도 레인지로버의 벨라 같은 차가 드림카예요. 크리스찬 루부탱처럼 세계에는 멋진 스틸레토 힐을 만드는 디자이너도 존재하죠. 하지만 저는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미들 힐 정도의 슈즈로 기능과 본질에 집중한 디자인을 펼치고 싶어요.” 평소에도 샤넬, 세르지오 로시, 프랑스의 디어 프란시스 같은 브랜드의 슈즈를 좋아한다는 그는 무척 트렌디하거나 개성 있는 디자인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고. “샤넬의 페이턴트 가죽 앵클부츠를 4년째 겨울마다 신고 있어요. 부츠를 제작할 때 절개를 많이 넣거나 평평하게 펴는 작업을 동반하는데 페이턴트 가죽은 그 작업이 좀 어렵거든요. 그런데 매우 날렵하고 깔끔하게 완성 돼 있죠. 무엇보다 참 편해요. 제가 앞으로 배워야 할 점이죠.”


혼자서 적은 자본과 소규모로 전개하는 디자인 작업에 난관이 없을 리 없다. 시스템을 갖춘 규모 있는 브랜드처럼 샘플의 착화 테스트 등을 마음껏 해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젊은 혈기로 느리지만 천천히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은 계속하고 있다. “최소한의 과정을 통해 제일 괜찮은 걸 찾아내야 하는 힘든 과정이지만 해보려고요.” 가냘프고 여리여리한 외모 안에 품은 뜻은 사뭇 단단해 보인다. 의류와 슈즈 디자인 회사의 커리어를 짧게 둔 이유도 자신의 뜻대로 디자인을 펼치고 싶어서였다. 커버-레터스는 슈즈뿐만 아니라 미니 백도 선보일 예정이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여주며, 손으로 직접 샘플 작업을 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작업 중이라는 백 디자인을 보니 세련되면서도 유니크한 면이 있다. “가방의 경우 필요한 소지품만 넣을 수 있는 미니 백 위주로 전개하려고 해요. 우리가 곧 브랜드이고,  각자의 매력을 나타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첫 시작이지만 제 디자인과 정성스럽게 만든 제품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더네이버, 스타일 인터뷰, 양예인

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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