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피부를 위한 마약

뷰티 업계를 휩쓴 대마 열풍. 놀라운 효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마 속 CBD 성분 때문이다. 피부가 마약에 중독이라도 된 것일까?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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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의 시대

모르핀이나 프로포폴 등은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마약 성 진통제다. 하지만 일상 제품 속에서 마약 성분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2018년 전까지는 말이다. 2018년 10월, 캐나다에서 기호용 대마가 전면 합법화된 데 이어, 12월에는 미국에서 농업법(Farm Bill)이 통과되면서 대마의 일종인 헴프(Hemp) 추출물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었다. 이로 인해 최근, 대마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19세기 금광으로 사람들이 몰린 현상을 두고 ‘골드 러시’라 부른 것에서 착안해 대마 산업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지금 상황을 ‘그린 러시(Green Rush)’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그린 러시 한가운데, 뷰티 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원료의 문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면서 지구 환경 문제가 급격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물 실험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고, 동물성 성분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뷰티 업계를 강타한 거대한 트렌드는 바로 청정 원료에 대한 소구. 그 결과 병풀과 같은 각종 식물 성분이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식물이 바로 헴프(Hemp)다. 


대마는 두 가지 성분의 함량에 따라 크게 마리화나와 헴프로 나뉜다. 한 가지 성분은 황홀감(Euphoria)과 같은 향정신성 효과가 큰 물질, ‘THC(Tetrahydrocannabinol)’다. 특정 뇌세포 수용체에 작용해 뇌의 일부분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환각이나 환청을 일으키는 성분이다. 흔히 마약을 한 뒤 나타나는 증상을 유발하는 성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또 다른 성분은 ‘CBD(Cannabidiol)’다. CBD는 통증을 완화하고 불안감을 진정시키며, 수면의 질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며,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면 보습과 항염 효과를 전한다. 오일 형태로 사용하면 노화 방지와 피부 진정에 탁월한 효과를 선사한다. 마리화나는 THC를 20% 이상, CBD를 10% 이상 함유해 마약으로 분류된다. 반면 헴프는 THC 0.3% 이하에 CBD를 20% 이상 보유해 마약보다는 의료, 미용 분야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큰 산업용 대마로 분류된다. 뷰티 브랜드가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 바로 헴프에서 추출한 CBD 성분이다.


“헴프에서 추출한 CBD 성분의 상업적 활용은 식품, 음료, 뷰티 등의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CBD 스킨케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 하나인 대마 오일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CBD 스킨케어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전망이다.” 코트라 헤외무역관이 밝힌 최근 CBD 시장 전망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뷰티 시장을 선도하는 신물질은 CBD가 될 것이라 점칠 수 있다. 

 

 

 

마약 화장품

CBD는 현존하는 식물 성분 중 인체에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지며 스킨케어 업계를 이끌 차세대 핵심 성분으로 각광받고 있다. CBD 성분의 가장 큰 효과는 항염 작용. 천연 항염증 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을 활성화해 여드름을 완화한다. 또한 피지샘에 직접 작용해 여드름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버리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CBD가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피부의 다른 부분에 자극을 주지 않고 오로지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세포에만 작용하여 민감한 피부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안티에이징 측면에서도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콜라겐 섬유를 공격하고 암이나 심장병, 관절염과 같은 증상을 야기하는 산화 물질 프리래디컬(Free Radicals)을 제거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흔히 항산화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토코페롤보다 효과가 강력하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CBD가 피지샘을 자극해 과도한 피지 유실을 방지하고 주름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고 하니 더 이상 CBD 성분을 마약에서 추출한 유해 성분으로 오해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2018년 대마 산업의 큰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역시 CBD 화장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 중 우리에게 익숙한 대기업 제품도 눈에 띈다. 오리진스나 키엘, 닥터브로너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브랜드에서도 CBD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세포라와 얼타 등 뷰티 유통 채널에서는 하이뷰티, 로드 존스, 카누카 등 인디 CBD 브랜드 제품의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바니스 뉴욕은 베벌리힐스 매장에 단독 섹션을 마련해 CBD 오일을 판매하며 대마 화장품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정도.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정은 어떨까? 현재 국내의 현행 법률에 따르면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제조된 모든 제품’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되는 추세를 보이자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정식 허가받은 대마 성분 의약품의 일부를 국내 수입과 사용에 대해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제 막 의료용 허가가 시작된 만큼, 화장품 분야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약 화장품이 아닌 천연 화장품으로, 국내에서 대마 화장품이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험난해 보인다.    

model 전세원 hair 최은영 makeup 서아름 advice 김홍석(와인피부과 원장)

 

 

 

 

더네이버, 스킨케어, 대마, CBD 성분

CREDIT

EDITOR : 김주혜PHOTO : 이담비(인물), 김도윤(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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