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LIKE MOTHER, LIKE DAUGHTER

동화 작가이자 미술 컬렉터 송현경과 그의 딸 최유희. 엄마와 딸은 평생의 좋은 친구다.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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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가 어릴 때 직접 원단을 사서 옷을 지어 입히곤 했어요. 빨간색 상의에 초록 스커트를 매치하고 허리 부분에 흰색 레이스로 포인트를 준 원피스가 생각나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었으니, 유희가 썩 좋아하진 않았을 거예요(웃음).”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의류학을 공부한 송현경은 진취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임에 틀림이 없다. 결혼 후 아이 둘을 키우며 원하는 색감과 패턴의 원단으로 직접 아이 옷을 지어 입히곤 했다니 말이다. 시아버지가 의류 사업을 하신 덕분에 집안에는 늘 원단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 원단이 저절로 옷이 되는 법은 없다. 행복하면서도 고된 육아의 시기를 거치면서 아이 옷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도 직접 구상했다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세상의 무대가 넓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더 넓은 세상에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경쟁이 아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줬어요.” 이 과정에서 동화 작가로 데뷔한 데는 딸 최유희의 응원이 컸다. “다른 이들에게도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빠와 함께 동화 작가로 나서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했어요.”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엄마 송현경은 다수의 동화책을 낸다. <왕의 꽃>(2009), <단미공주>(2010), <코코의 숲>(2015), <세 가지 환상>
(2015) 등이 그의 책이다. <코코의 숲>은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약하고 혼자 설 수도 없는 넝쿨 소녀 코코가 온갖 역경을 딛고 숲의 여신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로 일러스트 작가 나가타 모에의 환상적인 색감과 진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가 어우러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를 키우고 주부로 살다가 늦은 나이에 동화 작가로 데뷔했죠. 주부로 살다 보면 제 이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잖아요. 온전히 저로 있을 수 없는 시기를 거치는 동안 아이들의 엄마, 남편의 아내로만 남고 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 그게 참 힘들었는데 딸이 굉장히 큰 힘을 줬어요. 제가 무엇을 해도 곁에서 지지자가 돼줘요.”

1 엄마 송현경은 수십 년 전 남편으로부터 선물 받은 크리스찬 디올 시계를 딸 최유희에게 물려줬다. 최근 딸은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신랑에게 시조모의 롤렉스 셀리니로 프러포즈를 받았다. 2 주문 제작에만 1년이 걸린 루이 비통의 와인 캐리어. 엄마가 딸에게 준 선물이다.  3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하면서 구입한 앤티크 주얼리 케이스.  4 최근 구입한 쿠사마 야요이의 아트 상품. 송현경은 미술 컬렉터로 실제 펌킨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 5 앨리슨 정의 구조적인 뱅글.

 

이러한 엄마의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은 딸에게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유희 씨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전략기획실에서 일하다가 2016년 코즈메틱 브랜드 ‘에잇뷰티’를 론칭했다.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한 브랜드로 기획했고 마스크팩 등을 주력 아이템으로 삼아 사업을 성장시켰다. “제가 일 욕심이 많았어요. 첫 회사에 입사 후 지금까지 일을 쉰 적이 거의 없어요. 현재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이고, 제작 제품 물량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 다른 사업을 해볼까 구상 중이에요.” 최유희 씨는 현재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과정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일하지 않으면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없을 것 같아 조급해지기도 한다고. 그런 딸에게 엄마는 역시 훌륭한 조언자다. “삶이 유한하잖아요. 끝이 없는 삶이 아니기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해도 된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건강한 꿈이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더 좋겠다고 했죠. 또 과욕 부리지 말아라, 조급해하지 말아라, 하는 말도요.” 

 

6 유희 씨가 유학 중 엄마를 위해 프랑스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실버 커틀러리. 바비큐 용으로 실제 사용 가능하다. 7 딥티크의 향수들.  8 두 사람 모두 선호하는 샤넬의 백. 9 유희 씨가 최근 엄마에게 선물한 로저 비비에 슈즈. 

 

시원시원한 눈매에 인상이 부드러운 두 사람은 어느 누가 봐도 모녀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닮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해온 엄마가 딸이 입고 싶어 하는 옷에 대해 핀잔을 줄 리가 없다. 딸보다 35년을 미리 산 엄마는 스타일에도 때가 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에서 TPO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지금 자신이 탈색한 헤어스타일이나 초미니스커트 차림을 할 수 없지 않냐고 반문한다. “저 또한 젊었을 때 시도해보고 싶은 스타일을 전부 해봤어요. 원 없이 과감한 스타일도 즐겨봤고요. 다 때가 있으니 딸에게 해보고 싶은 것을 도전하라고 하죠.” 


오히려 엄마의 잠재적인 스타일 욕망을 끄집어내는 이는 유희 씨다. “최근에 딸이 로저 비비에 슈즈를 선물해줬어요. 화려한 장식이 달린 디자인이 과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의외로 매우 자주 신게 되더라고요.” 스타일을 공유하는 목록이 옷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유희 씨는 엄마가 좋아하는 그릇이나 커틀러리 등의 리빙 아이템을 앤티크 시장에서 구입하기도 하고, 미술 컬렉터인 엄마가 작품을 구입할 때도 딸은 좋은 어드바이저가 되고 있니 말이다. “슈즈를 선물하면서 딸이 ‘엄마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대’라고 했어요. 그 말이 너무 예뻤죠.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딸은 제 인생에 있어 큰 선물이에요.”    

 

 

 

 

 

더네이버, 스타일 인터뷰, 송현경, 최유희

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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