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넷플릭스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기존의 영화계와 첨예한 대립각을 형성한 넷플릭스. 그러나 창작권을 전적으로 보장해주는 시스템 속에서 탄생하는 넷플릭스 영화들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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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맨

 

영화가 극장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지금 당장 흥행이 안 된다고 해서 다른 영화에 스크린을 내어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들은 자신만의 상영관을 보장받는다. 그렇게 상영이라는 영화의 생명력이 길어진다. 넷플릭스가 세계 최고의 OTT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힘은 무엇보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다. 그러니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은 넷플릭스 생명력의 근간이고, 넷플릭스 역시 이 작품들에 영원한 생명을 준다.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작품들이 보여준 미학적 성취는 할리우드의 그 어떤 스튜디오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시리즈물이건 오리지널 영화이건 간에, 창작자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넷플릭스처럼 창작자에게 전권을 주는 메이저 스튜디오는 영화 역사에 존재한 적이 없다. 넷플릭스는 몇몇 가이드라인만 제시한다. 가령, 한 시즌은 ‘회당 40분’, ‘12회 차’여야 한다는 틀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창작자의 영역으로 남긴다. 그런데 이는 우연하게 제시된 수치가 아니다. 총 러닝타임 ‘8시간’은 몰아보기에 중독된 우리가 하룻밤에 한 시즌을 몰아보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밤을 넷플릭스에 바친다.

 

옥자

 

이러한 창작권의 보장이야말로 세계적인 거장들이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이유다. 봉준호의 <옥자>와 코언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에서 시작해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그리고 노아 바움백의 <결혼이야기>,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 마이클 베이의 <6 언더그라운드> 등 넷플릭스 제작 영화들은 전 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았다. 알폰소 쿠아론은 성장기에 겪은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넷플릭스를 통해 실현한다. 흥미로운 것은 <로마>는 영화관에서 관람할 때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흑백 화면 속에 유려하게 흐르는 카메라 움직임과 사소한 소음 하나까지도 영화의 일부임을 증명하는 사운드 미학은 기술적 설비가 충분하게 갖춰진 극장에서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TV로 영화를 본다고 해서 그 크기에 적합한 작품을 연출할 것을 창작자에게 결코 요구하지 않는다. 

 

로마

 

넷플릭스의 이러한 태도 속에 이뤄진 가장 큰 성과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이다. <아이리시맨>의 공개를 앞두고 마틴 스코세이지는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리며, 모두가 잊고 있던 ‘시네마란 무엇인가’라는 논쟁을 되살려냈다. 그렇다면 <아이리시맨>은 마블 영화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시네마의 가치를 보여주는가? 스코세이지는 마블 영화로 대표되는 프랜차이즈의 공정과 예술가의 작업 사이 결정적인 차이로 ‘모방할 수 없는 감각’과 ‘예술가의 독창적인 비전’ 등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시네마’를 객관적으로 정립하는 것은 내 능력 바깥이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리시맨>이 스코세이지가 주장하는 시네마의 형태를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칸영화제가 넷플릭스 영화의 출품을 금지할 때 내세운 논리가 바로 ‘그것은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그런 넷플릭스의 힘을 빌려 시네마의 존재론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넷플릭스는 시네마의 적인가, 구세주인가?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
뉴올리언스 재즈를 대표하는 밴드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 멤버들이 음악의 원류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영화다. 음악적 뿌리가 있는 쿠바에서 이들이 마주한 솔 넘치는 즉흥 재즈 버스킹, 공연 장면 등이 84분의 러닝타임 내내 펼쳐진다.
개봉 4월 2일
 

모리의 정원
자신의 작은 정원을 지키고 싶은 괴짜 화가 구마가이 모리카즈와 그의 아내 히데코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았다. 배우 기키 기린의 유작인 이 영화는 2018년 금계백화장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및 최우수 외국인 감독상 수상작이다. 
개봉 3월 26일

Cooperation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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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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