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태양을 피하는 방법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과의 똑똑한 공생을 위하여.

202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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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과 차단의 문제
현재 자외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굉장히 부정적이다. 자외선을 무조건 차단해야 하는 존재쯤으로 생각하고, 어떻게든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햇빛이 없으면 시들어버리는 식물처럼, 우리 몸에도 자외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각종 암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타민 D는 광합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자외선의 살균 작용이 각종 바이러스를 비롯해 다양한 균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과유불급이다. 비타민 D의 흡수와 합성에 자외선은 꽤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이것만으로 자외선이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햇빛을 받으면 생체 시계 리듬이 올바로 맞춰져 불면증이 치료되고, 세로토닌 호르몬이 다량 분비돼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도 햇빛의 장점이지, 자외선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부 노화가 심해지고, 자칫 피부암이 발병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백내장, 황반변성 등 위험한 안구 질환을 유발하는 것 또한 자외선이 가진 단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자외선의 이점은 잘 취하고, 단점은 완벽하게 차단하는 똑똑한 공생을 꿈꾸는 것은 불가능한 걸까? 


자외선의 종류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긴 파장으로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아 태양이 떠 있으면 시간대와 계절, 실내외 상관없이 대기 중에 항상 존재하는 UV A와 짧은 파장이지만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UV B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피부에 화상을 입혀 피부가 붉어지는 주요 원인인 UV B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만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UV A다. UV B처럼 피부에 화상을 입힐 정도로 강한 열을 발산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노출되면 피부 깊은 곳까지 침투하면서 영향력을 미치는 UV A는 ‘보이지 않는 살인마’라는 웃지 못할 애칭이 있을 정도로 피부, 눈과 같은 우리 신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강력한 발암 물질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UV A와 UV B 같은 자외선의 종류나 자외선 차단제의 작용 원리, 성분 등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외선 차단 지수만을 선 케어 제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삼았다. SPF 30이면 ‘UV B를 최대 450분 동안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 것이며, PA 지수는 UV A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를 나타내는 지수로, +가 많을수록 효과가 강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수가 아무리 높아도 실제로 차단 효과 면에서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SPF 15와 SPF 50의 차단 효과 차이는 겨우 1% 남짓에 불과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기준이 바뀐 데에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외선 차단 혹은 스킨케어에 대한 정보와 지식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MULTI SUN SCREEN
자외선 차단 효과와 함께 복합적인 스킨케어 효과를 전달하는 스마트 선 케어 아이템.

(위부터) DUCRAY 메이크업 전 피붓결을 매끈하게 정돈하는 프라이머 효과와 피부 톤을 개선하는 톤업 효과를 겸비한 자외선 차단제. 40ml 2만8000원. TOO COOL FOR SCHOOL 히알루론산 베이스에 자외선 차단 성분을 수분 캡슐에 담아 펴 바를수록 촉촉함을 더해주는 자외선 차단제. 히알루로닉 선 세럼 SPF 50+/PA+++ 50ml 1만5000원. BELIF 생기 있는 핑크빛 베이스가 칙칙한 피부를 톤업시켜주는 피부 톤 보정 효과의 자외선 차단제. UV 프로텍터 톤업 선스크린 SPF 50+/PA++++ 50ml 3만6000원. AESTURA 세라마이드 성분을 함유해 피부에 깊은 보습 효과를 전달한다. 아토베리어365 더마온 선크림 50ml 2만9000원. THE HISTORY OF WHOO 특허 성분인 가미소요산이 광노화로부터 피부를 탄탄하게 지켜주는 강력한 안티에이징 효과의 자외선 차단제. 공진향 진해윤 링클 선크림 SPF 50+/PA++++ 50ml 5만8000원.

 

 

 

NOW & NEW
바로 지금, 뷰티 신에 등장한 따끈따끈한 신상 자외선 차단제 리스트.

(왼쪽부터) SHISEIDO 물과 땀, 초미세먼지,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도 피부를 철벽 방어해주는 자외선 차단제. 50ml 5만8000원대. DIOR 화이트 로즈에서 얻은 라이트 피그먼트가 바르는 즉시 피부 톤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자외선 차단제. 프레스티지 라이트-인-화이트 르 프로텍터 UV 쥬네스 에 뤼미에르 SPF 50+/PA+++ 30ml 14만8000원. CLE DE PEAU BEAUTE 광노화를 예방하고 피부에 풍부한 수분을 공급하는 멀티 자외선 차단제. UV프로텍티브 크림 SPF 50+/PA++++ 50ml 15만원대. ESTEE LAUDER 수분 로션처럼 가볍고 산뜻한 젤 텍스처로 피부에 끈적임 없이 빠르게 흡수되는 자외선 차단제. 퍼펙셔니스트 프로 아쿠아 UV 젤 SPF 50/PA++++ 30ml 6만원대. DECORTE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도시형 자외선 차단제. 선 쉘터 멀티 프로텍션 SPF 50+/PA++++ 60g 5만2000원.

 

TIP
자외선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 일상 속 자외선 차단 방법.

옷은 색이 짙을수록, 실이 굵을수록, 올이 촘촘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크다. 옷에 의한 자외선 차단 효과는 UPF로 표시하는데 UPF 40 이상이면 자외선의 97.5% 이상을 차단할 수 있는 것. 흰색보다는 그린, 블루, 블랙 계열의 어두운 컬러 옷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는 사실. 몸에 꼭 붙는 옷은 자외선이 옷감을 통과해 바로 피부로 전달되기 때문에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선글라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잘 관리하지 않은 선글라스는 눈 건강을 오히려 해친다는 사실을 아는지. 일반 안경에 비해 선글라스는 표면에 손상이 가기 쉽고 자외선 차단 코팅이 벗겨지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약해진다. 선글라스 렌즈는 세제를 조금 사용해 흐르는 물에 부드럽게 씻어내고 서늘한 곳에서 건조할 것.

 

액세서리 피부뿐 아니라 모발도 자외선에 의해 손상을 입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외선이 강한 날, 머리를 감은 후 말리지 않고 외출하면 모발 속 물방울 입자가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더욱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모발을 완전히 말린 후 외출하는 것이 좋다. 모자나 양산을 써서 모발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기? 혹은 무기?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는 우선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대부분 유기 자외선 차단제였지만 최근 판도가 확 바뀌어버렸다. 결과만 보자면 무기 자외선 차단제의 대승이랄까.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알아보기 전에 유기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 그 차이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유기 화합물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한다. 피부에 흡수된 화합물이 자외선을 열에너지로 바꾸어 흡수해 차단하는 원리인 것이다. 백탁 현상이 없고 발림성도 좋지만, 바르고 나서 눈이 시리거나 민감한 피부에는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쉽다. 이와 반대로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광물에서 추출한 무기물질이 피부 표면에 방어막을 씌운 뒤 빛을 반사시키는 물리적인 작용을 해 자외선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아서 자극이 적고, 방수성이 좋으며 지속력이 높아 야외 활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백탁 현상이 있고, 유기 자외선 차단제에 비해 발림성이 뻑뻑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활용도가 좀 부족한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인기가 이다지도 빠르게 식어버린 것일까?


2018년 5월, 미국 하와이주 의회는 바다에 서식하는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주요 성분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포함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안은 하와이의 해양 환경과 생태계 파괴 주범인 자외선 차단제의 몇 가지 성분을 지정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1월 1일부터 팔라우 내에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지닌 주요 성분 10가지에 대한 금지 조치를 선포했다. 대상이 된 성분들은 모두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바. 그동안 간편하고 사용감이 좋아서 자주 사용해온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위험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필요악인가
사실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독성에 대해서는 이미 뷰티 업계도 인지하고 있던 상태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강력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더해주던 주요 성분이 지닌 독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 특히 UV B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옥시벤존은 바닷속 산호초가 하얗게 탈색되는 백화 현상과 DNA 손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성장과 번식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그 독성이 밝혀졌다. <뉴욕 타임스>에 의하면 한 해 약 1만4000톤의 자외선 차단제가 하와이를 비롯한 카리브해로 흘러들어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한다. 또 옥티녹세이트는 산호초의 유해 바이러스를 활성화해 결국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조류까지 오염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의 70% 이상에 해당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유기 자외선 차단제다.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지만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에 대한 걱정도 해야 할 때다. 2017년 모스크바 국립 연구진이 발표한 아보벤존 물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아보벤존이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뒤 수영장에 들어가면 1급 발암 물질을 몸에 두르고 있는 것과 같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영장 소독에 사용되는 염소와 만난 아보벤존은 1급 발암 물질인 페놀과 벤조산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인가, 옥시벤존은 내분비계 교란 작용을 하여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기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 결과는 자극이 적고,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무기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무기 자외선 차단제 역시 바닷속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기 자외선 차단제의 입자 크기가 100nm 미만이면 산호초가 선크림을 흡수할 수 있으므로 제품을 고를 때는 최대한 입자의 크기가 작은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이미 유럽에서는 화장품 성분의 입자 크기 표기가 의무화되어 있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표기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구입할 때 논-나노(non-nano) 제품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국 모든 것은 얼마나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피부에 즉각 나타나는 악영향뿐 아니라 우리가 섭취하는 해양 생물에 해악을 끼쳐 다시금 우리의 건강이 위협받는 악순환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리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까지 자외선과 건강한 공생을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Model lisa maria Makeup 서아름 Hair 조은혜

 

 

 

더네이버, 뷰티팁, 자외선

CREDIT

EDITOR : 김주혜PHOTO : 이담비(인물), 김도윤(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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