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고양이들의 축제

실사 이미지에 디지털 이미지를 덧붙인 퍼포먼스 캡처 기법으로 재탄생한 영화 <캣츠>.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줄 축제의 서막이 오른다.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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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원작을 영화로 만드는 일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영화로 제작된 <캣츠>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영화판 <캣츠>는 제작 과정 내내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특히 너무나 사실적인 이미지가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깡그리 없앤 <라이언 킹> 리메이크작이 참담하게 실패하면서, <캣츠> 역시 그 길을 따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영화판 <캣츠>의 기획자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이고, 연출자가 톰 후퍼임을 고려한다면, 그런 루머는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그 자체가 뮤지컬 역사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의 기획자이자 작곡가로 뮤지컬 분야 최고의 아티스트다. 그의 연출 파트너인 톰 후퍼는 격조 있는 위트가 돋보인 <킹스 스피치>뿐만 아니라 2012년 개봉한 <레미제라블>에서 뮤지컬 영화가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준 감독이다. 단언컨대 뮤지컬 영화의 역사에서 <레미제라블>만큼 우아한 클로즈업의 향연으로 관객을 압도한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무도회 ‘젤리클 축제’에 모인 고양이들. 인간 사회가 그렇듯, 부자 고양이가 있으면 그들의 것을 훔치려는 도둑고양이가 있고, 젊은 고양이가 있으면 그 시절을 떠나보낸 늙은 고양이도 있다. 고양이들이 모여 각자의 사연을 뽐내는데, 선지자 고양이 ‘듀터라노미’가 등장해 고양이 하나를 선택해 하늘나라에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모두가 그 주인공이기를 꿈꾸는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화려한 축제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에 <캣츠>를 대표하는 뮤지컬 넘버 ‘Memory’가 흐른다. 늙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의 기억을 애절하게 노래하다, 남루한 현실 속에서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Memory’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바로 늙은 창녀 고양이 ‘그리자벨라’다. 화려한 축제에 어울리지 못하고 외로이 있던 그리자벨라가 ‘Memory’를 부를 때, 뮤지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캣츠>는 인생의 깊이가 담긴 정서적 울림의 뮤지컬로 완성된다. 


영화판 <캣츠>에서 이 아름다운 순간을 관객에게 전하는 배우는 <드림걸즈> 등 뮤지컬 영화에서 이미 자신의 재능을 확인시켜준 제니퍼 허드슨이다. 하지만 <캣츠>는 그리자벨라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을 뽐내는 작품이다. 지혜로운 고양이 듀터라노미 역을 맡은 주디 덴치나 악당 고양이 ‘맥캐버티’를 연기하는 이드리스 엘바 등도 관객의 관심을 붙잡기에 충분하지만, <캣츠>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독무를 펼치는 ‘빅토리아’ 역에 캐스팅된 로열발레단 수석 무용수 출신의 프랜체스카 헤이워드가 선보일 안무 역시 우리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제작 단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캐스팅은 가장 섹시하고 관능적인 ‘봄발루리나’ 역을 맡은 테일러 스위프트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한다. 그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함께 영화판 <캣츠>를 위한 새로운 뮤지컬 넘버 ‘Beautiful Ghosts’를 만들었고, 이미 이 곡은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영화 주제가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원작 뮤지컬이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과 달리, 영화판 <캣츠>는 실사를 기반으로 디지털로 다양한 이미지를 그려내는 ‘퍼포먼스 캡처’ 기법으로 완성된 작품이다(<혹성탈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리메이크판 <라이언 킹>의 실패가 증명하듯, 관객이 퍼포먼스 캡처 영화에 원하는 것은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대상과 얼마나 닮았는가 하는 것이 아니다. 관객은 실사 이미지에 디지털 이미지를 덧붙여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표현’을 통해 감각적 체험의 영역을 넓혀주기를 원한다. 그것이 디지털 이미지가 가진 힘이다. 이제 <캣츠>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원작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미세한 감정과 섬세한 동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지, 그래서 원작을 넘어서는 감각적 체험을 이끌어내는지 여부는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 이 글을 쓴 안시환은 영화 평론가이다.
Cooperation 유니버설 픽처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위)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엘로이즈’와 그녀의 결혼식 초상화 의뢰를 받은 ‘마리안느’의 피할 수 없는 끌림을 이야기한다. 제72회 칸영화제 2관왕,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며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개봉 1월 16일 

 

신의 은총으로
(아래) 프랑스 리옹 교구 소속의 사제가 오랜 기간 아이들 70여 명을 성적으로 학대해온 사건을 폭로하기 위해 나선 피해자 단체 ‘라 파롤 리베레’의 이야기다. 제69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첫 번째 실화 영화이기도 하다.
개봉 1월 16일

 

 

 

더네이버, 무비, 캣츠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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